김현태 전 대표팀 코치 “측면돌파·펠라이니 위협적…낮은 패스 수비 허점”

입력 2014-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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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전 대표팀 코치. 스포츠동아DB

■ 김현태 전 대표팀 코치의 벨기에-코트디부아르전 관전평

벨기에가 브라질월드컵 H조에서 가장 강한 상대라고 한다. 현재의 대표팀은 벨기에축구협회 차원의 10년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는데, 2014년 대회뿐 아니라 2018년 러시아 대회가 더욱 기대된다는 평가다. 유럽 축구 연수를 하는 동안 현장에서 벨기에대표팀을 꼭 보고 싶었던 터에 마침 기회가 왔다.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 평가전을 찾은 대한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님과 함께 관전할 수 있었다.

전 세계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아서일까.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처음 받은 느낌은 벨기에의 강한 스타의식이었다. 긴장한 기색이 없었다. 물론 이해되는 측면이 컸다. 워낙 잘 나가는 이들이었고, 최고의 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으니 말이다.

벨기에는 4-3-3과 4-1-4-1 포메이션을 혼합한 듯 했다. 원 톱 벤테케(애스턴빌라)를 중심으로 좌우 윙 포워드로 메르텐스(나폴리)와 미랄라스(에버턴)가 나섰다. 데 브루윙(볼프스부르크)-마루앙 펠라이니(맨유)가 ‘역삼각형’ 허리진의 전방을 맡았고, 그 뒤를 비첼(제니트)이 책임졌다. 포백 수비진에선 베르통언(토트넘)과 알더베이렐드(AT마드리드)가 좌우 풀백에, 콤파니(맨시티)-판 부이텐(바이에른뮌헨)이 중심에 섰다.

2-2로 비겼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고 싶다. 먼저 강한 공격이다. 특히 월등한 체격조건을 앞세운 벨기에의 세트피스는 매섭다. 코너킥에 이은 펠라이니의 첫 골은 대단했다. 후반 초반 크로스에 의한 골, 일명 슈터링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상대 골키퍼 실책이라고 해도 측면에서의 빠른 돌파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킥을 전담한 메르텐스의 돌파, 이 때 펠라이니 등 2선의 전방 침투는 사전에 약속된 플레이로 보인다. 메르텐스가 볼을 잡으면 반드시 상대 문전 깊숙이 배급이 이뤄졌다. 강한 몸싸움에 이은 공격 전개 속도가 상상 이상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오히려 벨기에의 단점이다. 수비는 비첼과 포백 등 5명이 전담하다시피 했다. 메르텐스와 미랄라스가 내려가지만 라인만 형식적으로 유지하려는 듯한 인상이었다. 적극적이지 않았다. 후반 들어 아자르(첼시)의 투입과 함께 메르텐스를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시켰는데, 이후 균형이 깨졌다. 다급해지면 개인플레이로 일관했다.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 빈도는 적었다. 문전 혼전 중 2실점을 당했을 때 상대의 낮은 패스 연결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결국 홍명보호의 대책은 분명하다. 전담 수비를 둔 맨마킹 방어는 아니더라도 메르텐스의 이동 경로를 철저히 차단한 뒤 순간적인 2대1 침투패스와 월 패스를 가급적이면 낮고 한 템포 빨리 시도한다면 벨기에의 허점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벨기에 브뤼셀에서·전 국가대표팀 GK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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