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장 ML식 흙 교체…“땅 파이지 않아 좋네요”

입력 2014-03-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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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불펜 등 탈바꿈…안지만 등 불펜피칭 만족

“땅이 파이지 않으니까 좋네요.” 삼성 투수 안지만은 11일 대구구장에서 불펜피칭을 한 뒤 왼발을 내딛는 땅이 파이지 않자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구구장에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사용하는 흙이 깔렸다. 불펜뿐 아니라 마운드와 타석의 흙도 마찬가지. 대구는 인조잔디구장인 까닭에 내야 전체를 덮지는 못하지만, 1∼3루 주변도 같은 흙으로 교체됐다. 그동안 국내서 흙이 가장 잘 파이는 곳으로 소문났던 대구구장 그라운드가 완전히 탈바꿈했다.

기존의 흙은 부드러워 투수들이 투구할 때 내딛는 발 부분이 마치 두더지굴처럼 움푹움푹 파였다. 투수 교체 때면 투수마다 스트라이드 폭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 땅을 메우고 고르느라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타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야의 흙도 주자들이 스파이크로 파놓아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되면서 수비수들이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 깐 흙은 딱딱해서 잘 파지지 않는다. 스파이크 징 자국만 찍힐 뿐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투수는 아무래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다들 새로 교체된 딱딱한 흙을 좋아하더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나가보면 ‘우리는 왜 저런 흙을 깔지 못할까’라며 부러워했는데 우리도 이제 메이저리그식 흙으로 교체하게 됐다”며 반겼다. 류 감독의 말처럼 삼성 투수들은 대부분 새로 교체된 흙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장원삼처럼 땅이 많이 파이는 마운드를 선호하는 투수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장원삼은 “난 선발투수라 경기 시작 전 미리 파놓고 시작하면 된다”며 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식 흙으로 교체된 구장은 지난해 대전구장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에는 대구구장뿐 아니라 잠실구장과 마산구장도 동참했다. 이렇다보니 새로운 흙에 대한 적응 역시 올 시즌 미묘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 포수 이정식은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SK전 3회초 투수 차우찬의 원바운드 투구를 블로킹하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높게 튄 공이 어깨 위로 넘어가는 바람에 실점을 하기도 했다.

대구|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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