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재. 스포츠동아DB
작년 부진 자극…정신·육체 재무장
상주와 개막전 선제골로 부활 알려
거침없고 당찬 성격이 더욱 도드라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남준재(26·사진)는 9일 상주상무와 개막전에서 후반 선제골을 넣고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터키 갈라타사라이에서 활약하는 디디에 드로그바의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약속된 세리머니였는데 선수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어서 선수들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긍정적인 성격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작년 팀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을 달았다. 2012시즌 대단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23번으로 밀렸다. 외국인 선수 이보에게 7번을 양보했다. 아쉬움이 없진 않을 터. 하지만 조금은 엉뚱한 답변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23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지배하고 싶다.”
이유 있는 자신감은 흡사 2012년의 모습과 같았다.
남준재는 2010년 인천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전남과 제주를 거쳐 2012년 여름 친정으로 돌아왔다. 그를 잊지 않았던 김봉길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믿음에 부응했다. 그해 후반기에만 22경기 출전 8골1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여름부터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달렸고, 하위그룹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최상위에 순위를 올렸다. 그는 팀에서 최다득점을 하며 다음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2013년은 만만치 않았다. 장염 등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동계훈련을 착실하게 소화하지 못했고, 시즌 내내 아쉬움을 남겼다. 32경기 4골1도움. 더 많은 경기를 뛰고도 득점은 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팀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양 측면 공격수를 맡았던 한교원(현 전북)이 만개했고, 신인 이석현 등이 성장했다.
남준재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올해는 작년과 분명 다르다. 미뤄뒀던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지난해 12월부터 곧장 운동을 시작했다. 강도가 높았던 동계훈련도 착실히 해냈다.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강해졌다. 그는 “리그 초반 부진한 모습이 있었다. 리그 초반부터 팀이 치고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