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이 12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유심히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류 감독은 최근 허벅지 근육 부상을 줄이기 위해 프로농구팀의 훈련을 벤치마킹하는 등 새로운 시각에서 야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농구선수 햄스트링 부상 드문 점 착안
체력훈련 방법 다른지 벤치마킹 요청
“고정관념 버리면 놀이도 좋은 훈련”
민첩성 길러주는 배드민턴 권하기도
삼성 류중일(51) 감독은 최근 트레이닝 담당자들에 “농구단 훈련을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제이디 마틴(31)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류 감독은 유독 야구에서 허벅지 근육 관련 부상이 자주 발생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농구선수들은 햄스트링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던 만큼, 벤치마킹의 필요성을 느꼈다. 종목은 달라도 기본적인 훈련 프로그램에서 좋은 부분은 받아들이고 야구선수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였다.
● 발상 전환의 필요성
류중일 감독은 “농구선수들을 보면 많이 뛰고 점프도 자주하는데 햄스트링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다. 기술훈련이 아닌 체력훈련을 할 때 우리(야구)와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삼성농구단 트레이너에게 자문을 구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구단을 살펴본 트레이닝 담당자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신통치 않았다. “특별한 훈련을 따로 하진 않는다”였다. 류 감독은 “농구단에서 볼 때는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도 체력훈련 때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정해져 있지 않겠나. 우리와 농구단의 체력훈련 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다. 그 프로그램이 뭔지 알아보고, 이를 야구에도 도입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 고정관념을 버려라!
류중일 감독은 훈련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코치 시절 스프링캠프를 위해 괌에 가면 전지훈련을 오는 프로축구단이 몇 팀 있었다. 한 번은 축구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을 볼 기회가 있었다. 축구팀이 하는 훈련 가운데 야구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거나, 접목시켜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류 감독은 코치 시절 선수들의 순발력 향상을 위해 어린시절 놀이로 삼았던 것들을 훈련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에게 민첩성과 순발력을 키울 수 있도록 여가시간에 배드민턴을 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이런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놀이였지만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다른 종목에서 실시하지만 좋은 훈련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면, 고정관념을 버리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류 감독의 운동철학이다.
대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