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선수들이 16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승리한 뒤 한 데 모여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kt는 4강 PO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사진제공|KBL
전자랜드와 2차전 4쿼터 주전 빼며 선수들 자극
3차전 용병들 가드 역할 맡아 전랜 수비진 교란
kt 공간 살아나며 조성민 등 폭발…75-64 완승
kt 전창진(51) 감독은 KBL(한국농구연맹)을 대표하는 명장이다. 감독으로서 원주 동부와 부산 kt에서 정규시즌 우승 4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를 이끌었다. 플레이오프(PO)에서도 감독 최다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kt는 16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PO(5전3선승제) 3차전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조성민(19점), 송영진(12점), 후안 파틸로(13점), 아이라 클라크(11점·9리바운드)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75-6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에서도 2승1패로 앞서며 4강 PO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전 감독은 역대 KBL 사령탑 최초로 PO 통산 40승(29패)째를 챙겼다. 양 팀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6강 PO 4차전을 치른다.
● PO에선 포기하는 경기도 전략의 일환
kt는 14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6강 PO 2차전에서 62-79로 대패했다. 3쿼터까지 44-63으로 뒤질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전 감독은 4쿼터에선 사실상 경기를 포기했다. 송영진, 전태풍, 조성민 등 주력선수들은 4쿼터 내내 벤치를 지켰다. 16일 경기를 앞둔 전 감독은 “프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팬들에겐 죄송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우리 팀은 가용자원이 많지 않다. PO에선 그런(포기하는) 경기도 전략의 일환이다.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감독 생활을 돌이켜보면, PO에선 대패한 이후 꼭 이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전자랜드와의 2011∼2012시즌 6강 PO다. 당시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던 kt는 4차전에서 57-84로 완패했다. 하지만 심기일전해 5차전을 98-92로 잡고, 4강에 올랐다.
● 전창진의 묘안? 파틸로가 하프라인까지 공 운반
대패하면, 팀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다. kt는 2차전에서 전자랜드의 올코트프레스에 당했다.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시간이 지체되다보니, kt가 자주 사용하는 패턴에 의한 공격을 할 수 없었다. kt는 2차전 패배 후, 파틸로와 클라크가 공을 갖고 하프라인을 넘어가는 훈련에 집중했다. 전태풍 등 가드들이 맡는 역할을 포워드·센터를 담당하는 외국인선수에게 맡긴 것이다. 파틸로를 수비하는 리카르도 포웰(전자랜드)이 앞 선부터 철저하게 수비하는 스타일이 아님을 감안한 전술이었다. 이 역발상은 결국 전자랜드의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kt는 3쿼터 중반에 47-27, 20점차로 앞서며 낙승했다.
● kt 선수들 3차전은 “죽기 살기로!”
2차전 완패 후 정신무장도 더 철저했다. 송영진은 “2차전 4쿼터에 벤치에 있으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너무 일방적으로 져서 오늘 경기에선 집중력이 더 발휘됐다”고 밝혔다. kt와 전자랜드는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농구를 펼치는 등 비슷한 팀컬러를 갖고 있다. 수비에서의 기 싸움은 양 팀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조성민은 “2차전에서 상대의 터프한 수비에 당해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오늘은 죽기 살기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자는 생각뿐이었다. 밀착수비가 짜증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웃자고 다짐했다. 역시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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