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감기, 면역력 단련 통과의례?

입력 2014-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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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방 통합치료 의사인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김철수 원장은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만 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항상성이 무너졌을 때도 걸린다”며 “항상성 회복을 위해선 6∼7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DB

■ 양한방 통합의사가 본 감기의 모든 것

약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7일의 불청객
바이러스 감염 외 몸 항상성 붕괴도 원인

면역 훈련·에너지 생산기능 회복 이득도
오래 앓으면 오히려 면역질환 유발 ‘주의’


“콜록, 콜록!” “훌쩍, 훌쩍!”

최근 우리 병원엔 감기환자들로 문턱이 닳을 지경이다. 환절기 탓에 감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감기는 늘 우리 몸에 함께 사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것처럼 느껴진다. 약을 먹어도 잘 듣지 않고 그렇다고 몸이 감기를 이기지 못해 힘들어하는 데 병원을 찾지 않을 수도 없다. 감기. 당신은 감기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감기를 알면 감기를 이길 수 있다.


● 감기는 오직 바이러스 감염 때문? NO! 몸의 항상성이 부서진 탓

흔히 감기를 감기, 몸살, 감기몸살 등으로 표현한다. 대체로 춥거나 열나고 몸이 쑤시고 아픈 것을 몸살이라 하고, 콧물이나 기침이 있는 경우를 감기라 한다. 이 두 가지 증상이 다 있는 경우를 감기몸살이라고 한다.

의학적으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으면 감기가 낫는 기간에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약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7일’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는 감기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항상성이 부서진 결과로 감기 증상이 나타나며 항상성 회복에 6∼7일이 걸린다는 이야기이다.

구체적으로 항상성 중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진 것이다. 이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대체로 감기가 시작되는 사흘은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긴장시켜 비정상적 열이 생기고 몸이 아프다. 감기 초기에 몸이 추워지는 기운을 느낄 때 몸을 따뜻하게 해주거나 한약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되지 않고 감기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다음 사흘은 부교감신경이 많이 활성화되어 교감신경이 제자리를 찾도록 해주는 기간이다. 이때는 피곤하거나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회복을 위한 단계이며 증상이 가볍다.

이렇게 전반부 사흘과 후반부 사흘의 증상이 다른 것을 한의학에서는 ‘삼양병 삼음병’이라 한다. 당연히 그에 따른 약도 달라져야 하므로 감기약 처방을 사흘 이상 같은 처방으로 치료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신은 감기에 걸려도 2∼3일이면 낫는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이것은 전반부 삼양병의 증상을 크게 느끼고, 후반부 삼음병의 증상은 가벼워서 못 느낀다는 이야기이다. 대체로 일반 감기는 6일이 한 주기이고 심하면 한 주기 더 아파 2주 정도 간다.

이와 다르게 독감처럼 독한 감기는 처음 사흘은 독하게 아프고, 그다음 사흘은 덜 아프고 견딜 만하며 낫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다시 사흘을 심하게 아프고 다음 사흘이 덜해지는 두 바퀴가 기본이다. 두 주기 만에 낫지 않으면 네 주기, 약 한 달을 앓을 수 있고 여기서 낫지 않으면 두 달 정도 앓을 수도 있다.


● 감기 걸리면 봄철 알레르기성 비염도 과민 반응

알레르기성 비염도 감기와 관련이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원인 물질에 노출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감기에 걸리면 알레르기 항원에 대해 더 예민해지거나 과민 반응이 더 크게 흥분하여 증세가 심해진다.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코감기가 심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기 증상은 덜한데 콧물이 딱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알레르기성 비염만 남은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또 감기에 걸리면 감기를 달고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많은 경우 몸이 냉하면 심하게 앓지는 않지만 오랜 기간 앓을 수 있고, 알레르기성 비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반대로 열이 많은 사람은 심하게 아프지만 빨리 낫는 편이고, 냉한 사람보다 천식이 있는 경우가 많다.


● 감기 치료 잘 못해서 결핵이나 폐암이 된다?

여러 가지 질병에서 몸살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감염 병이 있는 경우가 그렇고, 감염과 관계없이 오는 경우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몸살도 있다.

다른 병으로 몸살이 오래가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병으로 면역이 떨어져 감기가 오래 가는 경우도 있다. “개인병원에서 감기 치료를 잘 못해서 결핵이 되었다” 또는 “치료를 잘못 받아서 폐암이 되었다”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감기 치료를 잘못한다고 결핵이나 폐암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결핵이나 폐암의 증상 중에 열이 나서 몸살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면역이 약하므로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 그렇게 생각될 수는 있다. 감기 증상 중 기침이 오래가는 경우 알레르기와 천식, 역류성인후두염, 마이코플라즈마세균감염과 신경성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결핵, 폐렴, 폐종양 등을 확인하는 검사도 필요하다.

한 가지 첨언하면 감기는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일차적인 고통과 합병증 등의 나쁜 점이 많다. 하지만 면역시스템을 훈련시켜 여러 질병에 대응하게 하는 좋은 점도 있다. 홍수가 지나간 후에 오는 깨끗한 환경처럼 감기는 우리 몸을 대청소하는 의미도 있다. 열을 일으키는 것은 나이 들면서 에너지 생산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높여주는 이득도 있다. 다만 오래 앓으면 면역시스템이 피로해져 각종 면역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킴스패밀리 의원·한의원 김철수 원장


김철수 원장은?

김 원장은 연세대 의대와 경희대 한의과대를 졸업한 의사 겸 한의사로 25년째 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통합의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동네병원 가정주치의로 진료 중이며 저서로 ‘동네병원의사 김철수’ 등이 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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