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감독.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2군서 타석 기회 더 필요”…실전용 복안
“요즘 같은 질문에 똑같은 대답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넥센 염경엽(46·사진) 감독이 껄껄 웃었다. 만나는 기자들이나 야구 관계자들이 꼭 염 감독에게 한 선수 얘기를 꺼낸다는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꼭 이런 질문을 한다. “정말 1군에서 안 쓰실 건가요?” 염 감독은 “내가 아무리 얘길 해도 믿지 않는다. 하루에도 다섯 번씩은 얘기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나 기분이 나빠서 하는 불평은 아니다. 오히려 행복한 비명이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강지광에 대한 이야기라서다.
강지광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지는 1년밖에 안 됐다. 그런데도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와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에 엄청난 자질을 보였다. 부족한 것은 오직 ‘경험’뿐. 그래서 염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확실한 계획을 세웠다. 강지광을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와 올해 시범경기 전 게임에 출전시킨 뒤 시즌이 개막하면 2군에서 좀더 많은 타석에 설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했다.
문제는 강지광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는 것이다. 홈런을 펑펑 터트리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도 받고 있다. 당연히 ‘이쯤 되면 개막 엔트리에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법도 하다. 그러나 염 감독은 거듭 고개를 저었다. “강지광은 무조건 주전이지, 백업으로 쓸 생각이 없다. 주전에 빈틈이 생겼을 때 바로 올릴 카드가 강지광”이라며 “경쟁에 대한 압박 없이 편안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애정을 보였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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