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주년 특집] 탐나도다! 세터 이민규·센터 신영석 나란히 7표 독식

입력 2014-03-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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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7개팀 감독에 물었다
포지션별 원하는 선수 7명은?


스포츠동아가 창간 6주년을 맞아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7개 팀 감독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했다. 감독들에게 원하는 올스타팀을 만들어보게 했다. 2013∼2014 V리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감독이 포지션별로 원하는 선수 7명을 뽑는 방식이다. 외국인 선수는 규정에 따라 1명으로 하고 레프트(2명) 라이트(1명) 센터(2명) 세터(1명) 리베로(1명)를 조건 없이 선택하는 것이었다. 감독들이 자기 팀 선수들을 의식할 수 있어 익명을 조건으로 했다. 예상대로 다양한 답이 나왔다. 각 팀 감독들이 선수를 보는 눈은 같으면서도 달랐다.


이민규 기량·가능성·신체조건 다른 세터 압도
신영석 치밀한 상대분석·집중력…감독들 군침
전광인은 레프트 5표…1표는 “라이트 더 위력”
팬들 인기 문성민·김요한은 용병에 밀려 0표

● 7점 만점에 7점 이민규 신영석


루키 세터 이민규(러시앤캐시)와 V리그 10년 올스타 신영석(우리카드, 센터)은 7표의 몰표를 받았다. V리그에 갓 데뷔한 스물두 살 세터에게 감독들이 몰표를 던진 이유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현재의 기량과 발전가능성, 신체조건 등에서 다른 세터들을 압도했다. “탐난다. 주기만 한다면 가장 데려오고 싶은 선수”라고 말한 감독이 있다. 지난해까지 국가대표팀 주전세터였던 한선수(대한항공)가 상근 예비역으로 빠져 있는 것도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보인다. 이민규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신영석은 3시즌 연속 블로킹부문 개인상 수상자다.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미들 블로커다. V리그가 뽑은 10년 올스타다. 타고난 신체조건도 좋지만 누구보다 상대를 많이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경기 전, 자신이 작성한 상대 선수 특성을 모아둔 자료를 보며 몰두하는 집중력이 좋다. 만일 지금 FA시장에 나오면 어떤 팀이건 군침을 흘릴 것이다. V리그 5시즌을 마친 신영석은 조만간 상무에 입대한다. 그렇지만 다음 시즌 V리그에서 뛸 가능성도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혜택을 받고 우리카드로 복귀할 수 있다.


● 6표를 받은 슈퍼루키 전광인

2013∼2014 신인드래프트 1순위 전광인(한국전력)은 6표를 받았다. 앙케이트 때 두 감독이 전광인의 효용성을 놓고 같은 생각을 했다. G감독은 “라이트로 돌렸을 때 더 위력적인 공격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F감독도 같은 판단을 내렸지만 외국인 선수와 함께 검토하더니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레프트로 선택했다. “국내 선수들의 블로킹 능력을 봤을 때는 라이트에 외국인 선수가 있는 게 더 좋다. 레프트에 단신 선수가 많은 한국배구 현실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탄력이 좋고 온몸을 이용해서 때리는 스타일이라 파워와 스피드는 있지만 부상 위험은 항상 있다. 허리와 발목이 정상은 아니다. 하루빨리 재활이 필요한 한국배구의 미래다.


● 여오현 부용찬 이선규

이번 앙케이트에서 V리그 10년 올스타가 2명 더 뽑혔다. 바로 여오현(현대캐피탈, 리베로)과 이선규(삼성화재)다. 여오현은 6표를 받았다. 이선규도 3표로 체면치레를 했다.

여오현은 리딩 능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량이나 스피드도 아직은 한창이라는 평가였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동료 공격수의 믿음과 수비를 이끄는 능력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이번 시즌 부상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한 부용찬(LIG손해보험)은 순간 스피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신 상대 공격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능력에서 보안할 점도 있다고 했다. “빨리 움직이는 것에 비해서는 소득이 적다”고 C감독은 말했다. 1표를 받았다.


● 외국인 선수를 최대한 활용하는 포지션은 레프트 혹은 라이트

감독마다 선호도가 달랐다. A감독은 “레프트에 외국인 선수가 오면 공격의 폭이 넓어진다”고 했다. 이 경우 레오의 선택은 당연했다. F감독은 ”국내선수들의 블로킹 능력을 생각한다면 라이트에 외국인 선수가 좋다“고 했다. 마이클을 선택한 이유다. 마이클의 블로킹 능력이 레오보다 더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도 있었다.

B감독은 공격력만을 고려해 레오를 아예 라이트로 돌리고 레프트에 2명의 국내 선수를 뽑았다. “레프트에 전광인 최홍석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최홍석은 높이와 스피드 파워를 두루 갖췄다. 곽승석과 최홍석이 중학시절부터 동기인데 수비는 곽승석이 좋을지 몰라도 높이에서는 최홍석이 더 좋다고 본다. 수비도 잘한다”고 했다. 국내 선수 가운데 라이트에서의 블로킹 능력은 박철우가 최고라고 했다. 1표를 받은 이유다. F감독은 “삼성화재가 좋은 것은 레프트 레오와 라이트 박철우의 균형이 좋아서”라고 했다.


● 최고의 윙리시버는 누구?

감독들은 공격보다는 수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대포 2명과 소총수 한 명으로 팀을 꾸려야 가장 효율성이 크다. 라이트에 대포가 가면 레프트에는 대포형 공격수과 소총수 2명이 들어가는 조합이 팀으로 봐서는 가장 이상적이다. 대신 모두 수비가 좋아야 한다”며 비슷한 코멘트를 했다. 석진욱 이후 현재 최고의 윙리시버로 언급된 선수가 곽승석(대한항공)과 송희채(러시앤캐시)다. G감독은 둘을 놓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곽승석”이라고 했다. 표가 3-1로 갈린 이유다.


● 윤봉우 최민호

센터의 팀 현대캐피탈은 2명의 선수가 낙점을 받았다. 윤봉우는 이선규와 많이 비교됐다. B, E감독은 먼저 신영석을 결정한 뒤 한참을 고민하다 윤봉우를 찍었다. “이선규와 윤봉우 모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라이트에서 센터로 변신한 최민호는 기량이 늘어가는 속도가 빨라 가능성 면에서 낙점을 받았다.

이번 앙케이트는 대중의 평가와는 많이 달랐다. 현재 국내선수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문성민(현대캐피탈)과 김요한(LIG손해보험)은 한 표도 받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에 밀렸다. 레오(4표)가 버티고 있는 공격형 레프트 부문에서 벽을 넘지 못했다. 라이트로 가도 마이클(대한항공, 2표) 아가메즈(현대캐피탈, 1표)가 있었다. 한국배구의 현실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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