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추홍잉씨의 한국운전면허 취득기

입력 2014-03-2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중국인 여성 교육생이 강사에게 핸들과 페달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시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간단한 조작과 50m 직진 마치자 ‘연습면허증’

中서 길면 1년 소요…한국서 13일 걸려
전문학원 통해 실제로 들인 기간은 4일
“시험장서 따면 3일 과정도 하루면 뚝딱”


중국 하얼빈에서 온 추홍잉(26·여)씨는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한국에 왔다. 추씨가 운전면허를 취득하는데 걸린 시간은 13일. 이중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실제로 들인 기간은 4일이다.

추씨는 3월4일 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 등록했다. 등록을 하자마자 곧바로 학과교육 5시간을 받았다. 학과교육 5시간을 마친 뒤에는 학원이 제공한 차량을 타고 운전면허시험장으로 이동했다. 학과시험에 합격한 추씨는 다시 학원 차량을 타고 학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강사와 함께 자동차에 올라 엑셀레이터, 브레이크 밟는 법 등 기능교육을 2시간 동안 받았다. 강행군이다.

추씨는 이틀 뒤인 6일에 다시 학원을 찾았다. 차량 정지상태에서의 간단한 기기 조작과 50m 직진을 하자 기능시험 합격 판정이 나왔다. 즉시 연습면허증이 발급됐다. 다시 강사와 자동차를 타고 학원 밖 도로로 나왔다. 6시간 동안 도로주행 연습을 했다.

14일에 도로주행 시험을 통과했다. 2종 오토면허증을 받았다. 추씨는 이왕 한국에 온 김에 수동면허에 도전하기로 했다.

2종 오토면허증을 받은 다음날인 15일 추씨는 학원에서 수동기어가 장착된 자동차로 2시간 동안 추가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곧바로 도로주행시험을 통과했다. 추씨가 갱신된 2종 보통 수동 운전면허증을 손에 쥔 것은 17일이었다.


● 운전면허 3일 완성… 면허시험장에서는 ‘하루면 뚝딱’

학원가에서는 ‘운전면허 3일 완성’이란 말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확인해 보니 과장이 아닌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석 달씩 걸리던 운전면허시험 합격이 어떻게 3일 만에 가능한 것일까. 학원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1일차]

- 학원등록 후 학과교육 5시간 이수
- 기능교육 2시간 이수
- 운전면허시험장으로 이동(학원 차량 제공)해 학과시험 응시
- 학원에서 기능시험 응시
- 합격 후 학원에서 연습면허증 발급


[2일차]

- 도로주행연습 4시간 (총 6시간을 받아야 하나 현행 법규상 하루 4시간 이상 교육 불가)


[3일차]

- 도로주행연습 2시간
- 도로주행시험 응시
- 합격여부 즉석에서 통보
- 빠르면 당일 면허증 발부
- 운전면허 3일 만에 따기 프로젝트 완성!

이것이 우리나라 운전면허시험제도의 실상이다. 운전교육업계에서는 “3일 교육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면허증을 따려는 사람은 이 모든 것이 하루면 가능하다. 가장 기본적인 교육도 받지 않고 시험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운전면허증 자판기’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