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개막선발 왜 또 송승준일까?

입력 2014-03-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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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 스포츠동아DB

롯데 송승준. 스포츠동아DB

송승준, 3년 연속 롯데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
선발 빅4중 경험과 최근 구위에서 가장 좋아
한화는 외국인선발 클레이 내세워 설욕 별러


롯데 김시진 감독이 29일 사직구장에서 펼쳐질 한화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로 우완 송승준(34)을 낙점했다. 24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선발예고를 거부하는 등, 극도의 보안을 지킨 끝에 김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송승준이었다.

송승준 개막전 선발 낙점은 합리적 성품의 김시진 감독답게 ‘소거법’에 따라서 내린 결정이다. 즉, ‘왜 송승준인가’가 아니라 ‘어째서 다른 투수들이 아닌가’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다. 롯데 개막 선발 후보는 송승준 외에 장원준 옥스프링 유먼 4인이었다.

이 중 무릎 수술 여파로 시범경기까지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고 있고, 제구력마저 흔들리는 유먼이 제일 먼저 제외됐다. 유먼은 구위가 회복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었다.

이어 26일 자체 평가전 등판이 예정됐다가 취소된 옥스프링도 제외됐다. 옥스프링은 개막전 선발 경험이 없는 것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6일 평가전에 나란히 선발 투입된 우완 송승준과 좌완 장원준으로 후보가 압축됐다.

그러나 경찰청에서 제대한 장원준에게 개막전 선발이란 부담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가지를 시험하다 그렇게 됐다곤 하지만 장원준이 시범경기 막판에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송승준이 시범경기에서 아주 인상적인 것은 아니었다. 자체평가전에서 3이닝 무실점 5탈삼진을 기록했지만 롯데 2군 상대였다. 게다가 송승준은 전형적인 슬로스타터 체질이다. 그럼에도 송승준을 택한 것은 특유의 책임감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송승준은 컨디션이 어떻든지에 관계없이 어떻게든 자기 몫을 감당하려는 투수다. 2009년(넥센전, 6이닝 2실점), 2012(한화전, 5.1이닝 1실점 승), 2013년(한화전, 3.2이닝 4실점)에 걸쳐 3차례나 개막전 선발로 올라갔다.

이제 3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이다. 롯데는 개막전 선발투수에게는 유니폼 구단로고 오른쪽 아래에 ‘SP(Starting Pitcher)’를 달게 해주는 영예를 내려준다. 한편 한화는 개막 선발로 외국인투수 케일럽 클레이를 예고했다. 클레이는 23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5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최근 3년간 롯데와 시즌 개막전을 벌여 모조리 패한 한화는 단단히 설욕을 벼르고 있다. 2010년 SK전까지 포함해 최근 개막전 4연패를 끊어내야 하는 한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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