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베이스볼] 雨∼ 만원 관중 날려버린 비…롯데·한화 마이너스 마케팅

입력 2014-03-3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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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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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전 우천취소의 경제학

사직구장 만석 때 2억2000만원 이상 수익 발생
롯데 “다 예매됐었는데”…한화도 비용만 날려


돈 먹는 비(雨)!

돔구장이 없는 현실에서 한국 프로야구는 천재지변에 취약하다. 특히 비가 내리면 경기가 불가능하다. 경기를 할 수 없으니 수입은 제로다.

물론 비는 경기력 측면에서도 중대 변수로 작용한다. 연패에 빠지거나 선발 로테이션이 펑크 난 팀은 비로 인해 구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마케팅 관점에서 비는 재앙에 가깝다. 개막전이나 어린이날 같은 단 한번 있을 빅 이벤트일수록 날씨의 위력은 극대화된다. 이제 한국 프로야구도 ‘날씨 마케팅’ 혹은 ‘날씨 리스크 관리’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때가 왔다.


● 만원 관중 날린 롯데

29일 사직구장에서 예정된 한화-롯데의 2014시즌 개막전은 쏟아진 비 탓에 순연됐다. 창단 첫 홈 개막전 우천순연에 롯데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29일 표가 다 팔렸는데 비가 계속 내리니까 예매취소가 계속 들어왔다”고 안타까움을 밝혔다. 수용인원 2만7500석인 사직구장은 만석이 되면, 2억 2000만 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우천순연으로 전액을 환불해줘야 된다.

배 단장은 “원정팀에 입장료의 28%를 떼어주고, 부대비용을 제하면 순수익은 45% 선”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안 열려도, 경기 준비를 위해 투입된 인원의 인건비는 발생한다. 롯데는 경호원, 아르바이트 등을 경기당 110명 투입한다. 식대나 전기, 수도세 등 운용비도 기본비용이다. 물론 29일 밀린 경기는 31일 야간경기로 다시 열린다. 그러나 토요일 시즌 개막전과 월요일 야간경기가 같을 순 없다. 개막전의 상징성을 생각할 때, 롯데가 받는 재정적 손실은 훨씬 크다. 실제 하루 늦어진 롯데의 30일 개막전은 만원관중에 실패했다.


● 원정팀 한화와 방송사 KBS도 울상

원정팀 한화는 29일 경기를 못해 향후 8연전을 하게 된 것도 힘겹지만 금전적인 면에서도 손해막심이다. 일단 원정숙소에서 1박을 더 체류해야 된다. 한화 관계자는 “하룻밤 잘 때마다 방 40개를 예약한다. 이 비용만 500만 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식비까지 포함하면 1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또 하나 잡히지 않는 손실은 28%의 원정팀 몫 입장수입이다. 29일의 만원관중이 무효가 돼 이 액수는 0원이 됐다. 29일 한화는 수입 없이 비용만 발생한 꼴이다.

29일 경기를 생중계하려던 방송사 KBS도 출혈이 컸다. 스포츠케이블보다 두 배 많은 60여명의 중계진을 부산에 파견했는데 전원이 허탕치고 돌아갔다. 출장비를 합치면 2000만 원 가까운 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이래저래 비는 근심덩어리다. 하늘만 쳐다보지 않고 돔구장에서 맘껏 경기를 즐길 날은 언제나 올까.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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