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유이. 사진제공|MBC
약 5개월 동안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진 유이(26). 유이는 지난달 30일 종영한 MBC ‘황금무지개’의 주인공으로 박원숙·김상중·조민기 등 쟁쟁한 선배들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 역할을 착실히 해내며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 시청률은 물론 중장년층 팬까지 손에 넣었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게 된 그는 이제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선배들 덕에 5개월간 캐릭터로 살아
아버지역 김상중 평생 잊지못할 것
이젠 가련녀·악역 등 못할 연기 없어
남친 간절하지만…이번 생일도 홀로
“욕심이 생겼다.”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었다. ‘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되물었던 질문은 ‘할 수 있다!’로 변했다. 유이는 ‘황금무지개’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
“연기 욕심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많은 작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1년에 한 작품을 해왔다. 올해에는 ‘황금무지개’ 말고 또 다른 작품을 더 하고 싶다. 그만큼 자신감이 커졌다.”
그의 말에서는 이제 연기를 즐기게 됐다는 느낌이 가득 묻어났다. 유이가 연기자로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 연기자들의 힘도 컸다. 유이는 선배들이 건넨 “평생 잊지 못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한 마디를 자랑하듯 하나씩 나열했다. 특히 아버지 역으로 출연한 김상중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금도 아버지라 부른다”며 “제가 촬영하는 걸 보시고는 그때마다 지적과 조언을 해주셨다. 선배님이 계셨기에 제가 극중 캐릭터로 5개월 동안 살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새로운 작품이 들어오면 아버지한테 보여드리고 상담하기로 했다”며 천군만마를 얻은 듯 웃는다.
2009년 여성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한 유이는 드라마 SBS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11년 KBS 2TV ‘오작교 형제들’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신인상까지 받았다. 우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적어도 ‘전우치’ 출연 직전까지는 그랬다.
“상을 받아서 그런지 스스로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전우치’가 첫 미니시리즈였는데 제 리듬이 주말극에 익숙해져 있어 생각보다 어려웠다. 주체가 되어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끌려가는 느낌이 강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촬영의 흐름이 낯설었고, 때론 대본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한 채 카메라 앞에 서기도 했다. 베테랑처럼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전우치’로 시행착오를 겪은 뒤 1년 사이에 그는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지금까지는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와 어울리는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생각이 많았다. 그렇다보니 선택의 폭이 좁았다. 이제는 가녀린 여자, 악녀 등 해보지 못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자신도 있다.”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끝나 즐거운 그에게는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풀어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렇게 마음을 터놓는 친구는 씨스타 효린, 쥬얼리 하주연이다. 여자 셋이 모이니 이야기 화제는 당연히 남자.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술. 다들 잘 마신다고 한다. 물론 동성친구도 좋지만 이성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아주 조금, 더’ 크다.
“회사에서는 공개하지 말라고 하겠지? 하하! 그래도 정말 목숨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편안하게 만나고 싶다. 곧 생일인데 아마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남자친구가 있다면 좋겠지만.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