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아직은 일이 더 좋아…연애 생각 없어”

입력 2014-04-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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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정일우. 사진제공|MBC

■ MBC 주말극 주연을 기회의 장으로…시청률과 중장년 팬 모두 잡다

약 5개월 동안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진 정일우(27). 정일우는 지난달 30일 종영한 MBC ‘황금무지개’의 주인공으로 박원숙·김상중·조민기 등 쟁쟁한 선배들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 역할을 착실히 해내며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 시청률은 물론 중장년층 팬까지 손에 넣었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게 된 그는 이제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무거운 느낌의 캐릭터 처음이라 고민
가벼운 목소리부터 중저음 변신 노력
벌써 9년차…촬영장서도 어른스럽게
아직은 일이 더 좋아 연애 생각 없어


연기자들은 한 작품을 끝내고 대부분 시원섭섭하다고 한다. 정일우는 그저 섭섭하기만 하다. ‘황금무지개’는 ‘해를 품은 달’ 이후 1년 6개월 만의 작품이었다. 처음으로 가슴 속 응어리가 큰, 무거운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극중 사랑하는 여자를 불행하게 만드는 아버지와 겪는 갈등도 컸다. 이는 고스란히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얻은 게 더욱 값져 훌훌 털어낼 수 있다.

“초반에는 목소리 톤이 가벼워 고민이 컸다. 그때 조민기 선배님께서 배우는 중저음으로 연기를 할 수 있어야만 롱런이 가능하다고 하시더라. 선배님의 도움으로 저도 가능하게 됐다. 이렇게 변한 저를 찾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벌써 9년차.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사고뭉치 막내아들의 이미지가 강했던 정일우는 ‘꽃미남 라면가게’ ‘아가씨를 부탁해’ ‘49일’ ‘돌아온 일지매’ 등 로맨틱코미디부터 사극까지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며 9년이란 시간을 꽉 채웠다. “체력도 그렇고”라며 나이를 실감하게 된 자신이 신기한지 엷은 미소를 보이기도 한다.

“연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모든 스태프가 형, 누나였다. 지금은 어린 친구들이 더 많다. 어느새 제가 그들을 챙겨주고 있더라. 그렇다보니 더 빨리 친해지고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작품은 공동체 작업이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하고 도와야 한다.”

그래서 정일우는 모두 기억한다. 길을 걷다 우연히 지나친 한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시트콤 출연 당시 함께한 스태프를 만났다. 이제는 어엿한 조명감독이 된 그를 보며 자신과 작은 인연이라도 닿았다면 그들과 함께 가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고 있다.

팬 사랑도 각별하다. 직접 편지를 써 보낼 정도다. 정일우는 5월3일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자카르타 등 아시아 각국의 팬들과 만난다. 3년 만이다. 아직도 한참 남은 9월9일 생일도 팬들과 보낼 생각으로 현재 이벤트 구상 중이다.

6월 중순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합류해 브라질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현지로 떠날 예정이다. 티베트, 네팔, 인도, 아프리카를 여행지로 손꼽았던 정일우는 이미 충분히 들떠있다.

최근에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2박3일 일정으로 부산 해운대로 여행을 다녀왔다. 혼자 운전해서 피곤하다고 투정부리지만 암소갈비, 전복 등 메뉴를 줄줄 읊는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운동화 수집과 책읽기를 좋아하는 정일우는 평소 시를 읽는다.

“4년 전 발성과 발음을 교정하기 위해 소리 내어 시를 읽는 연습을 많이 했다. 짧지만 깊은 감성이 담겨져 있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

연애를 추천하자 “아직은 일”이라며 선을 긋는다. “배우는 삶이고 인생”이라는 정일우는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연기로 이를 풀기도 한다. 연기가 재미있어 일이 좋다고 그는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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