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FA 류현진? “4년간 100억부터 입찰 시작”

입력 2014-04-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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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국내에 남았다면…

9개구단 관계자, FA시장 사상 최고액 확신
A구단 “류현진은 그룹 승인 받아야할 문제”
한화 “우리선수” SK “적극영입” 삼성 “글쎄”


“한화가 류현진을 준다고 하면, 우리 팀 베스트 라인업 가운데 원하는 대로 다섯 명까지 골라가라고 할 겁니다.” 한 프로야구 감독은 류현진(27·LA 다저스)이 한화에서 뛰던 2010년에 이런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만큼 류현진이 탐나는 투수라는 의미였다. 류현진이 국내에 계속 남았다면 데뷔 9년째인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왔을 터. 그러나 류현진은 한화에서 7년을 뛰고 해외진출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그 사이 국내 FA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다. 이제 A급 선수라면 4년 50억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롯데 포수 강민호가 역대 최고액인 4년 75억원에 잔류 계약했고, 국가대표 내야수 정근우와 외야수 이용규는 한화로 이적하면서 각각 총액 70억원과 67억원을 받았을 정도다.

그렇다면 여기서 재미있는 가정 하나. 류현진이 여전히 한화 선수라면, 과연 FA로 이적할 때 몸값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 A구단 “구단 한해 운영비 절반도 투자 가능”

일단 여러 구단 관계자들 모두가 ‘사상 최초로 4년 총액 100억원 돌파’에 의견을 같이 했다. A구단 운영팀장은 “KIA에서 FA로 나왔던 투수 윤석민(볼티모어)이 국내에서 4년 총액 100억∼120억원까지 거론됐다. 올해 말 FA가 되는 SK 내야수 최정도 벌써 100억원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물론 그 해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류현진은 다르게 해석해야 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반드시 10승을 달성해줄 선발투수를 4년간 보유할 수 있다면, 구단 한 해 운영비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라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구단이 매년 300억원 이상을 운영비로 지출하는 점을 고려하면, 150억원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B구단 단장도 “류현진 영입은 단장 선에서 결정할 수준의 사안이 아니다. 모그룹의 승인이 필요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만큼 막대한 액수가 필요한 전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 고향 연고팀 SK “적극 영입”…선발왕국 삼성 “글쎄”

물론 구단마다 입장은 조금씩 다르다. 류현진의 고향 인천이 연고지역인 SK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영입전에 참여할 것이다. 류현진의 고향팀이라 화제도 풍부할 것이다. 요즘 시장 분위기에 맞춰 큰 금액을 베팅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SK는 투수 FA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류현진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반대로 삼성의 박덕주 운영팀장은 “우리 팀은 지난해 FA 장원삼을 잡았고, 윤성환이나 배영수와 같은 다승왕 출신의 국내 선발투수들이 올해 FA다. 굳이 엄청난 돈을 들여 류현진을 잡으려고 했을지는 의문”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다만 “류현진이니까 100억원은 돌파하지 않았겠는가”라고 예상했다.


● B해설위원 “4년 100억원부터 입찰 시작”

구단 소속이 아닌 야구 관계자들은 좀 더 과감한 전망도 내놨다. 한 방송 해설위원은 “만약 경매에 비유한다면, 무조건 4년 100억부터 입찰이 시작될 것이다. 그 아래는 당연히 생각도 안 할 것”이라며 “메이저리그의 투구 내용을 고려하지 않는다 해도, 한국에서 그렇게 꾸준하게 던져준 선수라면 150억원 정도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단, 실제로 그 정도 금액까지 올라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이 해설위원은 “현재까지 역대 최고액이 75억원 아닌가. 단숨에 두 배로 뛰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실제로는 4년 120억원 정도로 결정되지 않았을까”라고 내다봤다.


● 원 소속구단 한화는? “무조건 우리 선수”

그렇다면 류현진의 친정팀인 한화는 어떤 입장일까. 한화 노재덕 단장은 “그런 전제 자체가 우리로선 마음이 아프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곧 “류현진이 FA라면 100억원을 넘어 역대 최고 금액은 당연히 경신하지 않겠는가”라며 “특히 우리 팀 상황에서는 무조건 잡아야 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또 “누가 뭐래도 류현진은 한화 선수 아닌가. 다른 구단이 크게 베팅한다면, 우리는 정(情)에라도 호소해서 꼭 잡아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한화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전에 나온 적이 없는 역대 FA 최대어다. 단순한 최고액을 넘어 엄청난 몸값이 나올 것 같다”며 “류현진 정도의 투수가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 한국에 남아서 우리 야구의 수준과 흥행에 도움을 준 데 대한 보상비용까지 포함해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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