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감독. 사진제공|KBL
장신 김종규 대신 힘 좋은 제퍼슨 붙여
외곽 몰린 함지훈 슛찬스 열려도 헛방
수비 잘 풀리자 4Q 공격 주도권 가져와
창원 LG가 접전 끝에 울산 모비스를 꺾고 4751일 만에 챔프전 승리를 챙겼다.
LG는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진땀 승부 끝에 78-72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1년 3월 3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2000∼2001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4751일 만에 맛보는 챔피언결정전 승리였다.
2차전 LG의 수비 포커스는 상대 함지훈(30)에게 맞춰져 있었다. LG 김진(53) 감독은 경기 전 “함지훈 수비가 문제다. 함지훈이 페인트 존 안으로 진입하면 골밑 득점도 되고 (외곽으로) 빼주는 능력도 있어서 우리 입장에서는 생각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페인트 존으로 못 들어오도록 밀어내야 하는데 힘이 워낙 좋으니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
함지훈 봉쇄를 위해 김 감독이 준비한 카드는 매치업 변화였다. LG는 1차전에서 김종규가 함지훈을 맡았다. 207cm의 김종규는 함지훈(198cm)과 비교했을 때 신장 이점이 확실했지만, 골밑으로 밀고 들어오는 함지훈의 힘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김 감독은 김종규에게 상대 로드 벤슨을 맡기고 대신 데이본 제퍼슨을 함지훈에게 붙이는 ‘스위치’카드를 준비했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 때 두 차례 스위치를 했는데 한 번은 성공하고 한 번은 실패했다. 상황을 보고 수비에 변화를 줄 생각이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김 감독은 승부처인 4쿼터에 마침내 스위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퍼슨이 수비로 붙자 함지훈은 더 이상 포스트업을 하지 못한 채 외곽으로 빠졌다. 함지훈(16점·8어시스트)은 연이은 오픈찬스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승부처에서 외곽슛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수비가 잘 풀리면 공격도 잘 풀린다’는 농구의 이론처럼 수비에서 힘이 붙은 LG는 4쿼터 막판 제퍼슨(27점·4쿼터 13점)과 문태종(15점)의 득점으로 흐름을 뒤집는데 성공했고 결국 2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LG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1승1패의 균형을 맞추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LG와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오는 5일 모비스의 홈인 울산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된다.
창원|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