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KIA에서 ‘최고 리드오프’로 재탄생

입력 2014-04-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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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대형.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이대형.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표정부터 밝아졌어.”

KIA 선동열 감독은 4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이 ‘이대형의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같이 말하며 껄껄 웃었다. 그 말을 하는 선 감독의 표정이 오히려 이대형보다 더 밝아보였다. 그만큼 시즌 초반 이대형의 활약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이대형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 주는 것 같다”고 하자 선 감독은 한술 더 떠 “난 진작부터 기대했는데?”라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LG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이대형을 KIA가 4년간 총액 24억원의 조건에 영입하자 여기저기서 ‘오버페이’라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2010년 66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한 것을 정점으로 점점 내리막길을 걷는 선수에게 과도한 투자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대형은 특히 2012년부터는 주전 자리에서 서서히 밀려났다. 2012년 타율은 0.171(258타수 46안)로 떨어졌고, 도루도 25개로 축소됐다. 지난해엔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타율은 0.237(177타수 42안타)에 그쳤고, 도루는 13개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도루실패가 9차례나 됐다. 대주자 요원으로 기용되다보니 도루 성공률도 현저히 떨어졌다.

그러나 이대형은 KIA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KIA 팀 내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3일까지 18타수 7안타로 타율은 0.389에 이르렀다.

타율도 타율이지만,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선 감독은 “캠프에서 초반엔 좋지 않아 연습경기 때도 신종길이 1번으로 많이 들어갔다. 그런데 이대형이 점점 감을 찾아나갔다. 특히 밀어쳐서 안타를 만드는 게 고무적이었다. 발이 빠르기 때문에 밀어치면 내야땅볼도 내야안타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이대형이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다. 작년만 해도 벤치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 의기소침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자신감이 생기면서 표정부터 밝아졌다. 지금처럼만 해주면 된다”며 흡족해 했다.

그러나 이대형은 아직 전매특허인 도루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3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실패해 ‘이대형 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선 감독은 “상관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 감독은 “최근 몇 년 주전이 아니라 대주자로 나가면서 심리적으로 쫓기다보니 도루 타이밍이라든지, 도루하는 감을 잃어버렸던 것 같다. 하지만 원래 도루 능력이 출중한 선수니까 걱정하지 않는다. 물론 과거 20대 나이만큼은 하지 못하겠지만 한번 도루하는 감만 찾으면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선 감독의 말을 엿듣기라도 한 걸까. 이대형은 4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공격의 선봉에 섰다. 1회초 시작하자마자 상대 선발투수 니퍼트의 초구를 공략해 우익선상 3루타를 날리면서 선제 2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2-0으로 앞선 5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니퍼트를 공략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3득점의 기폭제가 됐다. 이날 5타수 2안타로 시즌 타율은 0.391(23타수 9안타)로 올랐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최근 2연패를 끊어내고 5할승률(3승3패)에 복귀했다.

이대형은 경기 후 “웬만해서는 초구 공격을 잘 안하는 편인데, 최근 타격감이 좋아 오늘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아직 시즌 초반이라 기술 적인 부분을 말하기는 이른 것 같고,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팀의 연패를 끊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대형이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최고의 리드오프로 재탄생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대형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KIA다. 선 감독은 그의 활약이 시즌 내내 지속돼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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