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 야구에 목 말랐다…문수구장 사흘 연속 전석 매진

입력 2014-04-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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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수야구장. 스포츠동아DB

팬들 1만2038석 꽉 메워…롯데 ‘제2의 홈구장’ 각인

울산 문수구장에 들어서면 벽면에 ‘롯데 자이언츠 제2구장’이라고 큼지막하게 새겨진 글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롯데가 올해 개장한 울산구장에서 4∼6일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을 할애하는 ‘파격’을 선보여 명분과 실리를 두루 챙겼다.

명분에서 롯데는 울산을 제2의 홈으로 확실히 각인시켰다. 올 시즌 정규시즌 8경기를 울산에 배정해 NC 출범 이후 흔들리는 경남지역 민심을 달랬다. 울산 야구팬들은 3연전 내내 1만2038석(스카이박스 50석 제외) 전석 매진으로 실리까지 채워줬다. 울산은 부산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라 부산사람이 많이 산다. 또 부산사람들이 산업도시인 울산에 직장을 많이 두고 있어 관중몰이에 적합한 환경이다.

만원관중 기준으로 계산할 때, 사직(2만7500명 수용)과 울산의 3연전 수입 차이는 5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명목상 홈이지만 롯데 선수단은 울산 3연전 동안 호텔에 묵는다. 홈경기지만 입장수입은 줄어들고, 숙박비용은 원정경기처럼 지출된다. 그러나 3연전 전석 매진과 롯데의 삼성전 위닝시리즈(2승1패)는 그 이상의 성과를 안겨줬다고 볼 수 있다.

울산시청 권혁준 체육지원과장은 6일 “울산이 광역시 중 마지막으로 프로농구(모비스), 프로축구(현대)에 이어 프로야구까지 3대 스포츠의 홈구장을 갖게 됐다. 3연전 매진은 울산시민들이 야구에 목말랐다는 증거다. 더 이상 야구 보러 사직이나 대구로 가지 않아도 된다. 울산 인구가 120만인데 1%만 찾아도 매진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축구장이 130개나 있는데 비해 울산의 야구 인프라는 축구장을 빌려 쓸 정도로 열악했다. 그러나 토지비용 포함해 450억원을 들여 건립한 문수구장 탄생으로 울산 야구에도 봄바람이 불게 됐다.

선수들과 전문가의 구장 자체에 대한 평가도 우호적이었다. 다만 인조잔디가 깔린 지 오래되지 않아 울퉁불퉁한 곳이 눈에 띄었다. 또 잔디 길이가 길어 타구 속도가 느렸다. 권 과장은 “이번 3연전을 끝내면 잔디를 다시 깔겠다”고 했다. 좌·우측 펜스거리가 101m이고, 중앙펜스도 122m인 데다, 파울 존도 넓은 편이라 투수친화적 구장이라 할 수 있다. 투고타저형 팀인 롯데에 유리한 구장 환경이다.

울산|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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