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배우 여진구, 김수현. 동아닷컴DB.
영화 ‘권법’은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10년간 준비한 기대작이었다. 약 200억 원이 투입되는 한중 합작 프로젝트로, CJ E&M과 중국 국영 배급사 차이나필름 그룹 등이 공동 투자 및 제작 배급을 맡아 영화계에서도 큰 화제작이었다.
초반 조인성이 합류하기로 했지만 투자 문제, 제작 지연 등으로 하차했고 영화 ‘화이’에서 열연한 여진구가 그 자리를 꿰차며 영화 제작의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게 웬 일. 영화 촬영을 4개월 앞 둔 가운데 배우 김수현이 ‘권법’의 새 주인공으로 물망에 오른 것. 아무런 상황을 몰랐던 김수현 측도 “긍정적으로 작품을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여진구는 제작사와 제대로 협의되지 않은 채 ‘강제 하차’를 당하는 꼴이 됐다.
제작사 측은 여진구에게 ‘권법’ 촬영에 집중을 하길 바랐으나 ‘내 심장을 쏴라’를 먼저 촬영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내 심장을 쏴라’는 8월에 촬영을 시작하는 ‘권법’보다 한 달 앞서 촬영이 끝난다. 시간적으로 촬영에 문제가 없는 셈. 제작사의 입장이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중국 투자사의 캐스팅 압박설이 나오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화권 최고 스타가 된 김수현을 캐스팅 하라는 제안이 있을 지 모른다는 것이다. 제작사는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 한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중국 측의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에 CJ E&M 관계자는 “주연배우 교체는 어디까지 제작사의 결정이다. 우리 역시 제작사의 전달을 받는 입장”이라며 “제작사와 배우 사이에서 이견이나 오해가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어제(10일)에 이어 제작사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을 들어본 뒤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여진구는 하차가 확정된 상태다. 김수현 역시 이 같은 상황을 판단하고 출연을 고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배우가 ‘권법’을 선택할지 걱정이다, 또한 예정대로 8월에 크랭크인 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캐스팅부터 시끄럽고 많은 문제를 낳고 있는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더라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