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난세영웅 한승혁, 강속구로 첫 승 쏘다

입력 2014-04-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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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한승혁(21)이 20일 문학 SK전에서 6.2이닝 4안타 3볼넷 4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150km를 넘는 직구와 두둑한 배짱으로 김진우가 빠진 선발진을 메울 적임자로 떠올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KIA 한승혁

SK전 6.2이닝 1실점 KIA 연패 끊어
위기상황서 153km 배짱투 정면돌파
“밑져야 본전 생각…매 이닝 집중했다”

타자에게 가장 무서운 구종은 무엇일까? 아마 알고도 못 치는 공일 것이다. 결국에는 묵직한 직구라 할 수 있다. 직구는 투수에게 가장 기본적 무기이자 최종병기다.

KIA 우완 한승혁(21)은 20일 문학 KIA전에서 이 ‘진리’를 입증해보였다. 위기상황에 몰릴수록 우직하게 직구로 정면 돌파했다. 직구구속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올라가 최고구속 153km까지 찍혔다.

SK 강타선을 상대로 6.2이닝 동안 117구를 던졌는데 이 가운데 86구가 직구였다. 특히 5회 2사 만루에 몰렸을 때, SK 2번타자 박재상을 상대로 던진 공 5개는 전부 직구였다. 5구째 한가운데 직구로 스탠딩 삼진을 잡아낸 것은 이날 경기의 압권이었다.

KIA 선동열 감독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1년 프로에 입단한 이래 4년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던 한승혁을 끝까지 밀었다. 7회 2사까지 프로 입단 이래 최다이닝, 최다투구수까지 남겨둔 뒤에야 김태영∼어센시오의 불펜진을 가동했다. 평소 ‘투수교체는 한 템포 빠를수록 좋다’는 지론을 펼치는 선 감독이지만 이날 한승혁의 구위가 그 정도로 좋았던 것이다.

2-1,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내려온 한승혁을 향해 3루쪽 KIA 팬들은 연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한승혁이 야구를 한 이래 처음 받아본 환호였다. 8회 KIA는 안치홍의 2점홈런으로 승기를 굳혔다. 9회 마무리 어센시오가 4-1로 경기를 마무리, 한승혁의 프로 데뷔 첫 승을 지켜냈다.

이 첫 승이 3연패에 빠져 있던 KIA를 구했다. 가뜩이나 외야수 김주찬에 이어 3루수 이범호까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팀 분위기가 침체된 KIA에 한줄기 빛이었다.

2011년 KIA에 1순위(전체 8순위)로 지명된 한승혁은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았다. 재활은 길었다. 2012년과 2013년 잠깐 1군에 얼굴을 내비쳤으나 승리는 없었다. 몸이 회복된 올 시즌 불펜에서 두각을 나타내다 4월15일 광주 한화전에서 선발 합격점을 받았다. 5이닝 8탈삼진 1실점의 깜짝 역투를 펼쳐 김진우가 빠진 KIA 선발진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KIA가 고비에 처했던 20일 문학 SK전에서 생애 최고 투구로 첫 승을 거뒀다.

한승혁은 “첫 승이 오래 걸렸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1이닝 1이닝씩 막자고 집중했다. 초반에 제구가 안 잡혀 힘들었는데 오히려 갈수록 좋아졌다. 힘들진 않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승혁의 아버지는 프로배구 대한한공 감독을 역임했던 한장석 씨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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