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타점 향상 주력…“밸런스부터 찾고 시작할것”
넥센 4번타자 박병호(28·사진)는 21일까지 16경기를 치러 타율 0.278, 4홈런, 7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995를 기록했다. 넥센도 이 기간 1위에 있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말수를 줄이고 있다. 22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박병호는 “아무래도 (2년 연속 MVP라는 기대감으로 주변에서 바라보니) 새로운 것을 더 보여드려야 된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팀이 잘 나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박병호는 4월에 야구를 잘한 적이 별로 없다. 오히려 ‘4월 데이터’가 예년에 비해서 올 시즌 좋은 편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박병호가 갈증을 느끼는 이유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데이터로 드러난다.
●박병호의 ‘이상한’ 데이터들
박병호는 “일일이 기록을 다 찾아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이라 일부러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좌완투수 상대 타율 ▲2사 후 타율 ▲1∼3회 타율은 분명 과거 2년간 박병호가 보여줬던 괴력과 거리가 있다.
좌완 상대로 박병호의 21일까지 전적은 11타수 1안타(0.091)다. 박병호가 최근 2년간 언더핸드나 우완투수보다 좌완을 상대로 가장 강했던(205타수 65안타, 타율 0.317)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올 시즌 2사 후 타율도 0.167(18타수 3안타 9삼진)에 불과하다. 과거 2년간 2사 후 타율은 0.310(316타수 98안타)이었다. 올 시즌 박병호가 안타 못지않게 4사구를 얻어내고 있어도 올해 4월 역시 썩 경쾌하진 못하다.
박병호는 “잘 모르겠다”고 웃었지만 1∼3회 타율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21일까지 박병호의 3회까지 타율은 0.158(19타수 3안타)이었다. 4∼6회는 2할, 7∼9회는 0.474로 뒤로 갈수록 타율이 올라갔다. 그런데 과거 2년 박병호는 1∼3회에 타율 0.315로 가장 강했다. 오히려 4∼6회 타율 0.311, 7∼9회 0.277로 뒤로 갈수록 떨어졌는데 올해는 정반대의 패턴이다. 특히 2회(4타수 2안타)에 비해 1회(10타수 1안타)와 3회(5타수 무안타) 타율이 떨어진 것은 주자가 있을 때 약했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것이 경기 중후반까지 박병호의 뇌리에 남아있을 수 있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박병호는 2012년 4월 타율이 0.214(4홈런, 14타점)였다. 2013년 4월은 타율 0.250, 3홈런, 13타점이었다. 그러나 박병호가 느끼는 올 4월의 문제는 타점숫자(7점)다. 득점권 타율(0.143, 14타수 2안타)을 마음에 담아 두는 것도 중심타자로서의 책임감이다. 타점만 올라가면 다른 데이터는 알아서 회복될 것이란 자신감이 깔려 있다. 박병호는 “(4일을 쉬고 나왔으니) 밸런스부터 찾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칼을 가는 박병호까지 본궤도에 올라가면 넥센 타선이 얼마나 더 무서워질까.
목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