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김현수 “통산 100홈런? 이제 시작”

입력 2014-04-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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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의 진짜 시즌이 시작됐다. 최근 5경기에서 무려 타율 0.454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오늘 4안타를 쳐도 내일 무안타인 게 타격이다. 난 그저 내일을, 또 다음을 준비할 것”이라고 담담해할 뿐이다. 스포츠동아DB

■ 두산 김현수

최근 5경기 타율 0.454 ‘불방망이’
통산 100호 홈런 달성하고도 차분

“아직 타격이 완전히 좋아지지 않아
항상 분석…그저 내일을 준비할 뿐”


두산 김현수(26)가 살아났다. 시즌 타율은 26일까지 0.266에 불과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무려 타율 0.454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도 2개(시즌 3홈런)를 때려냈고, 10타점(14타점)을 쓸어 담았다. 시즌 개막 직후 0.059까지 떨어졌던 타율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며 원래의 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시작”이라며 “오늘 4안타를 쳐도 내일 무안타인 게 타격이다. 난 그저 내일을, 또 다음을 준비할 뿐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100홈런 달성? 장타력↑ 희망

김현수는 ‘타격기계’라는 별명처럼 안타를 많이 생산하는 타자였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장타력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홈런타자가 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심타자로서 팀에 보탬이 되려면 장타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장타력은 발전하고 있다.

그는 “일단 그동안 잘 활용하지 못했던 고관절을 이용해 힙턴을 빠르게 하면서 배트스피드를 높이는데 집중했다”며 “또 그동안 멀리 보내려고만 하다보니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았는데 지난해 황병일 코치님(2군 감독)이 ‘타구를 멀리 보내려고 하지 말고 정확하고 강하게 치라’고 말씀하셨다. 조금 변화를 줬던 게 점차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발목 부상을 안고도 16개의 홈런을 쳐냈고, 올해는 20경기 만인 26일 마산 NC전에서 4회 솔로홈런포를 터트리며 시즌 3호,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했다.


● 보장이 없는 타격? 해법은 준비!

김현수는 100홈런을 달성한 뒤에도 차분했다. 오랜만에 얼굴에 미소가 번졌지만, 들뜨지는 않았다. 이유가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타격감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타격은 감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선을 긋고는 “지금도 타격이 완전히 좋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4안타를 치고도 내일 무안타인 게 타격이다. 빗맞아도 안타가 되는데 타구의 질이 좋다고 한들 야수 정면으로 가면 1아웃이고,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난 그냥 준비를 열심히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가 말하는 ‘준비’는 단순히 훈련을 많이 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타격은 원래 좋을 때가 있으면 안 좋을 때가 있다”며 “혹 잘 되고 있더라도 잘 친 타석뿐 아니라 못 친 타석에서 ‘왜 못 쳤을까’를 고민한다. 못 친 타석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내가 생각하는 준비다. 앞으로도 좋든, 나쁘든 계속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는 너무 안 풀리다보니 정신적으로 좀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나도 이런데 나를 기용하는 코칭스태프들은 또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 것인가. 주위에서 ‘괜찮다’고 많이 해주셨고, 편안하게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었더니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그동안 타석에 들어서는 게 민폐였는데 이제 민폐는 조금 벗어났으니 앞으로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마산|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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