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익숙한 LA생활, 컨디션 조절 숙제

입력 2014-04-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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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 류현진, 홈경기 부진의 이유

홈경기 세 차례 등판서 2패·방어율 9.69
작년과 정반대 행보…낮경기 징크스는 여전

한인 많은 LA…유명세가 되레 컨디션 역효과
일부에서는 “4일 휴식 후 등판 아직 적응 중”


류현진(27)이 또다시 홈 징크스에 고개를 떨궜다. 유독 올 시즌 홈 경기에 약했다. 홈 경기 전후로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LA 다저스 류현진이 미국 서부시간으로 27일 오후 1시에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자 다저스 중계를 맡은 빈 스컬리는 “류현진이 그답지 않은 경기를 했다”고 촌평했다.

올 시즌 홈에서 3번째 선발로 나섰지만 또 다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원정에서 단 1실점도 하지 않고 3승 무패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홈에서는 2패에 방어율이 9.69나 된다. 이에 대해 돈 매팅리 감독은 “도무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 수 없다. 이제 홈에서 3경기를 치렀을 뿐이니 점점 나아질 것”이라 했지만 불만스런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좋지 않다. 홈에서 13이닝 동안 무려 26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이닝당 2안타 꼴이다.

홈과 원정 성적이 지난해와 정반대의 결과를 보인 것과는 달리 낮 경기에 약한 징크스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낮 경기 성적은 5승5패(방어율 4.50)로 부진하다. 반면 밤 경기에서는 12승5패 (방어율 2.45)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현역 시절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2차례 차지한 노마 가르시아파라는 이날 콜로라도전이 끝난 뒤 류현진의 등판 간격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한국처럼 5일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 8승1패(방어율 1.90)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4일 휴식을 취한 경기에서는 5승6패(방어율 4.09)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4일 휴식과 낮 경기에 약한 것은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지만 징크스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홈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더군다나 지난 시즌과는 정반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제 홈경기 세 차례 등판일 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세 번 모두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기에 마냥 우연의 일치라고 지나칠 수만은 없다.

‘천사의 도시’라 불리는 LA에는 약 100만 명에 가까운 한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스갯소리로 보신탕과 연탄만 빼고는 한국의 모든 것이 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빅리그 2년 차인 류현진에게 낯선 타국의 정서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이 바로 LA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유혹의 손길도 충분히 미칠 수 있다.

물론 운이 나빠서, 또는 상대가 잘 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유독 홈에서만 부진한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불필요한 오해까지 받을 수도 있다. 스스로도 홈경기에서의 컨디션 관리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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