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박진희-장현주 대표, 14년 동안 한번도 싸우지 않은 ‘존대의 힘’

입력 2014-05-1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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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진희. 스포츠동아DB

■ 배우 박진희와 장현주 대표

1999년이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당시 지오영화사 소속 매니저 장현주(38) ‘팀장’은 새로 담당하게 된 청춘스타 박진희(36·사진)의 서울 사당동 집 앞을 초초하게 지켰다. 그날은 마침, 박진희를 스타로 떠오르게 만든 휴대전화 ‘걸리버’ 광고촬영일. 네비게이션도 드물었던 시절, 장 팀장은 전날 밤 종이에 꼼꼼히 적은 박진희 집의 약도를 손에 쥐고 있었다. 장현주 ‘대표’와 박진희의 14년 인연은 그날 아침, 그렇게 시작됐다.

1997년 KBS 2TV 드라마 ‘스타트’로 데뷔한 박진희가 장 대표를 만난 1999년 즈음은 CF스타로 인정받던 때다. 1998년부터 매니저 일을 시작한 장 대표보다 박진희의 연예계 경험이 더 앞섰다. “불안했다”고 첫 만남을 돌이킨 장 대표를 편안하게 일하도록 도운 사람도 박진희였다.

이후 박진희는 배우로 성장했다. 2001년 KBS 2TV 드라마 ‘비단향꽃무’를 통해 주연으로 도약했고 2006년 SBS ‘돌아와요 순애씨’로 스타덤에 올랐다. 2007년 SBS ‘쩐의 전쟁’과 영화 ‘궁녀’는 연달아 성공했다.

2009년 장 대표는 코스타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박진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함께 일한 지 13년째이던 지난해. 박진희는 7개월 동안 MBC 드라마 ‘구암허준’에 출연했다. 평일 방송하는 일일드라마였고, 경상남도 진주와 경기도, 서울을 오가는 분주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그런데도 박진희는 자신의 차를 이용해 모든 촬영을 소화했다. 기름값을 대부분 직접 부담했다. “소속사에 번거로운 부담을 주지 않고 싶다”는 뜻이었고, 동시에 회사를 꾸려가야 하는 장 대표를 향한 배려였다.

박진희는 지난해 강화도 1박2일 여행을 준비했다. 소속사 연기자와 직원 15명이 동행했다. 박진희는 김치부터 쌀, 밑반찬을 손수 싸와 직원들과 나눴다. 장 대표는 “언제나 먼저 움직이고 가장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사람”이라고 박진희를 설명했다.

장 대표와 박진희는 서로 한 번도 말을 놓지 않았다. 여전히 ‘대표님’, ‘진희 씨’로 서로를 칭한다. “한 번도 다투지 않았던 이유”도 그 덕분이다. 11일 결혼한 박진희는 가족과 가까운 친구만 초대해 예식을 치렀다.

“제가 모든 하객과 친하더라고요. 저도 놀랐어요. 시간의 힘인가요? 하하!”

가장 먼저 식장에 도착해 예식을 챙긴 장 대표의 말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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