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공격형 포수의 완성…8년을 기다린 이재원

입력 2014-05-2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5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포수 이재원.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5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포수 이재원.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마침내 주전포수로…김광현과 10K 합작
투수리드·도루저지 합격점 ‘준비된 포수’

“8년이 걸렸군요.”

25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포수 이재원’이라고 불러주자 이재원(사진)이 감개무량한 듯 보여준 반응이었다. 이재원이 포수로서 정체성을 찾는데 걸린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지만 한번도 포수이기를 포기한 적은 없었다.

SK는 2006년 1차 지명으로 인천고 3학년 이재원을 뽑았다. 공격형 포수로서 선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SK에는 박경완(현 SK 2군감독)이라는 철옹성이 버티고 있었다. 정상호라는 백업포수도 있어 발 디딜 틈이 안 보였다. 방망이 자질이 원체 빼어났기에 좌완투수를 상대하는 전문대타로서 1군에 자리를 잡을 수는 있었으나 ‘반쪽 선수’였다.

2011년 상무에 입대한 뒤 복귀하자 포수 자리에는 박경완 대신 프리에이전트(FA)로 LG에서 영입된 조인성이 와 있었다. 이재원의 방망이 솜씨를 아까워 한 SK 이만수 감독은 대안으로 지명타자 혹은 1루수 기용이라는 그림을 머릿속에 그렸다. 그러나 1루수로 연습은 했으나 이 역시 자리를 꿰차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SK는 FA 이호준을 NC에 뺏기면서까지 이재원을 키워보려 했다. 그러나 야심차게 기획된 ‘이재원 프로젝트’는 2012년 11월, 대만 아시아선수권에서 손을 다치며 어그러졌다. 수술과 재활이 거듭 늦어지며 2013시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 와중에 용병타자가 도입돼 ‘거물타자’ 루크 스캇이 들어와 또 자리를 잃을 위기였다. 그러나 이재원은 지명타자로서 4할을 웃도는 타율을 보여주며 출장기회를 늘려갔다.

그리고 마침내 5월16일 대전 한화전부터 주전포수로 출장하기 시작했다. 이재원은 “아직은 코치님들이 ‘잘 한다’는 말씀만 하신다”고 웃었다. 투수리드도 이재원의 머릿속에서 나오고 있다. 24일 문학 LG전에선 에이스 김광현과 10탈삼진을 합작했다. 도루저지율도 평균을 웃도는 ‘준비된’ 포수다. 이재원은 “힘들다”고 말하지만 소원하던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어 얼굴은 밝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