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월드컵] 축구 종주국이 중국이라고?

입력 2014-06-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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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역사박물관 주장…영국 전문가 반발

축구가 족발도 아닌데, 월드컵을 앞두고 ‘원조 논쟁’이 불붙었다.

발단은 중국이다. 중국의 참고소식망은 7일 ‘축구의 발상지는 중국’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중국 산둥성의 제국역사박물관이 “축구는 ‘축국’이라는 형태로 고대 중국에서 최초로 시작됐고, 이것이 이집트와 그리스를 거쳐서 로마, 프랑스로 퍼져나가 영국까지 다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지도를 전시하면서 논란의 서막이 열렸다. 글이 아니라 지도로 축구의 중국 기원을 주장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만큼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박물관이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라터 회장 명의의 ‘인정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축구종가를 자처하는 영국의 축구전문가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축구의 발상지가 중국이라는 설에 대해 반박하는 이들은 “고대 중국이 ‘볼을 차는’ 축국을 했던 것은 맞다. 그러나 축국이 축구의 기원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축구족보 논쟁에서 말발을 세우려면 월드컵부터 출전하고 볼 일”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축구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조차 오르지 못했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스포츠 강국이지만, 축구만큼은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못한다. 먼 옛날 축국을 했던 조상들을 뵙기가 부끄러운 실정이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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