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신무기 ‘춤추는 커터’

입력 2014-06-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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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시즌 8승의 힘은 ‘다양한 구종’

공 105개 중 커터·커브·체인지업 13개씩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 노리는 점 간파
커터 구사 비율 높여 타자들 타이밍 현혹

새로 개발한 컷패스트볼(커터)이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17일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105개의 공을 던졌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66개의 직구 외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13개씩 고르게 던졌다는 점이다.

특히 슬라이더의 구속 변화가 주목할 만하다. 평소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시속 78∼83마일(126∼134km)의 구속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은 7개 정도가 85마일(137km) 이상을 찍었다. 특히 6회초 2사 후 저스틴 모노를 상대로 류현진은 직구만 8개를 고집스럽게 구사하다 9구째에 89마일(143km)짜리 공으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MLB.com의 구종 분석에는 슬라이더로 나왔지만 실은 컷패스트볼을 던진 것이다.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던 기간에 릭 허니컷 투수코치로부터 컷패스트볼 그립을 배운 후 꾸준히 연마해 왔다. 실전에서 던진 것은 지난 12일 신시내티 레즈전이 처음이었다.

상대 타자들이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노린다는 점을 간파한 류현진이 80마일대 중후반의 구속이 나오면서 공이 횡으로 휘는 커터 구사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투구 패턴을 바꾸게 된 것. 비록 2회초 윌리 로사리오를 상대로 4구째 85마일짜리 커터를 던지다 좌측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지만 류현진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3회초 1사후 브랜든 반스를 맞아 92마일(148km)짜리 직구를 던진 후 86마일(138km)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4회초 선두로 나온 모노를 맞아 커터를 두 차례 구사했고, 5회초 찰리 블랙먼을 상대로는 초구와 2구를 모두 컷패스트볼로 장식했다. 결과적으로 7개의 커터를 던져 로사리오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상대 타자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커터 외에 느린 커브도 점점 위력을 더했다. 13개를 던져 볼이 된 것은 3차례뿐으로, 빠른 공을 노리는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아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늘리는 중요한 무기로 사용됐다. 1회초 모노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트로이 툴로위츠키(1회)와 찰리 컬버슨(5회)을 맞아 커브를 결정구로 삼아 삼진을 잡아냈다.

다양한 구종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시즌 8승째를 따낸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다승 선두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알프레도 시몬(신시내티 레즈)을 1승 차이로 추격하며 팀 메이트 잭 그레인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3위로 도약했다.


LA(미 캘리포니아주)|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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