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gozo)한 브라질]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축구 무관심’ 2위?

입력 2014-06-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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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은 수업시간, 회사원들은 출근시간까지 늦춰가며 대한민국의 러시아전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의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18일 오전 7시 서울 영동대로와 광화문 광장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 각종 응원도구를 손에 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반 손흥민과 기성용이 옐로카드를 받을 때는 모두가 가슴을 졸이며 숨 죽였지만, 후반 23분 이근호의 선제골이 터지자 모두 얼싸안고 첫 골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뉴욕타임스 ‘축구 관심없는 나라’ 조사

우승국 잉글랜드·프랑스 “관심 없다” 50%
1위 예상대로 미국…“관심 없다” 무려 60%
축구광 1위는 콜롬비아…“매우 관심” 50%
한국 “조금 관심있다”64%…조사국 중 1위

이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종교는 ‘축구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신도’가 특정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 세계에 골고루 퍼져있고, 특정계층을 따지지도 않는다. 축구교의 총본산인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하는 최대 이벤트가 월드컵이다. 마치 성지순례를 하듯 신도들은 4년마다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로 몰려든다.

그러나 아무리 월드컵으로 떠들썩해도 지구촌 모두가 축구교에 심취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월드컵의 해를 맞아 축구에 관심 없는 나라를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놀랍게도 축구 광신도 ‘훌리건’의 본고장인 유럽이 상위 랭킹을 휩쓸었다.


● 잘 사는 나라일수록 축구에 무관심하다?

가장 축구에 무관심한 나라는 예상대로 미국이었다. 미국은 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등 ‘내수 스포츠’가 워낙 발달해있어 글로벌 종목인 축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여자축구에서 최강이고, 남자축구도 월드컵에 단골로 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축구는 미국에서 마이너의 느낌이다. 브라질월드컵 기간에도 미국은 샌안토니오가 우승한 프로농구(NBA) 파이널 결과에 더 관심을 쏟았다. 미국에서 ‘축구에 매우 관심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약간 관심 있다’는 29%였고, ‘전혀 관심 없다’는 무려 60%에 달했다.

예상을 깨고 2위는 축구종가인 잉글랜드였다.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와 ‘관심 없다’의 비율이 50대50으로 팽팽했다. 프랑스도 50대50이었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가 열광하는 프로리그를 보유한 양국이지만 의외로 축구무관심의 ‘신념’을 지키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다. 이어 호주(37%), 일본(36%), 네덜란드(34%)가 축구무관심 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 한국의 축구관심은 남미 수준?

축구는 대다수 국가에서 대중적 오락이다. 삶이 팍팍할수록 축구에 대한 몰입이 일종의 ‘힐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 통계에서 축구신도가 가장 많은 국가 1위는 콜롬비아였다. ‘축구에 매우 관심 있다’고 답한 비율이 50%였고, ‘약간이라도 관심 있다’는 44%였다. 무관심층은 불과 6%였다. 멕시코 역시 ‘축구는 내 관심사 밖’이라고 밝힌 비율이 8%에 그쳤고, 아르헨티나도 10%뿐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한국의 축구무관심층 비율이 12%로 브라질, 스페인과 같다는 점이다. 축구와 민족주의를 결부시키는 한국적 특성이 축구에 대한 관심을 라틴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풀이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아주 관심 있다’는 층은 24%로 남미국가들에 훨씬 뒤쳐졌으나, ‘조금 관심 있다’는 64%로 조사 대상국 중 1위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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