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다저스 선발진 42승 합작…NL 다승왕? 그들에게 물어봐

입력 2014-07-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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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Gettyimages멀티비츠

그레인키 10승 커쇼,류현진 9승 해런 8승…
‘판타스틱 5’ 서로 경쟁하며 팀 상승세 견인
뛰어난 제구력…35연속 경기 2볼넷 이하
1경기만 추가하면 9년만에 대기록 완성

각종 국제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최고 효자 종목으로 양궁이 첫손에 꼽힌다. 심지어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한국 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할 정도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LA 다저스가 비슷한 케이스다. 전통적으로 ‘투수 왕국’이라 불리는 다저스는 올 시즌 들어 선발 5명이 서로 경쟁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때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9.5경기차까지 뒤졌던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마침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도약했다. 2일 클리블랜드에 지면서 샌프란시스코에 다시 0.5게임차로 뒤지면서 2위로 내려앉았지만 최근 상승세는 무섭다.

그 힘의 밑바탕은 역시 선발투수다. 1일 클리블랜드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댄 해런은 시즌 8승(4패)째를 거뒀지만 팀 내 다승 부문에서는 고작 4위에 불과하다. 잭 그레인키가 10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9승씩을 따냈기 때문이다.

5승을 거둔 조시 베켓에 1승을 보탠 임시 선발 폴 마홀름까지 합치면 다저스 선발 5명이 합작한 승수는 무려 42승이나 된다. 지금까지 따낸 48승 중 87.5%를 선발투수들이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 정도 남아 있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다저스 팀 내 다승 1위가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방어율도 역시 다저스 선발진의 집안 잔치가 될 공산이 크다. 규정이닝을 아직 채우지 못한 커쇼가 최근 28연속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2.04를 마크하고 있다. 현재 커쇼보다 더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신시내티 레즈의 조니 쿠에토(1.88)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애덤 웨인라이트(2.01) 뿐이다. 하지만 ‘언히터블’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커쇼가 3년 연속 내셔널리그 방어율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팀 내 다승에서는 5명 중 최하위지만 노장 베켓은 2.37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에 승수는 적지만 5월 9일 이후 2점대 방어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그레인키(2.78)는 7위, 류현진(3.12)은 18위, 해런(3.57)은 26위에 랭크됐다. 다저스 선발진의 방어율은 3.03에 불과하다.

2위인 신시내티(3.26)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다저스 선발진이 ‘판타스틱 5’라는 호칭을 붙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까닭은 뛰어난 제구력 때문이다. 5월 26일 베켓이 볼넷 3개를 허용한 이후 다저스 선발진은 35연속경기 2개 이하 볼넷을 기록했다. 1경기만 더 추가면 2005년 미네소타 트윈스가 작성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프리 패스’라고도 하는 볼넷은 투구수 조절에 신경을 써야하는 선발투수들에게 치명적이다. 다저스 선발진은 각각 자신만의 필살기를 앞세워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과연 다저스 팀 내 다승과 방어율 1위는 누가 차지할까. 막강 선발진의 활약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다저스를 보면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인가보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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