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군단 36년 만의 복수가 시작된다

입력 2014-07-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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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는 10일 오전 5시(한국시간) 상파울루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맞대결은 2006독일대회 조별리그 이후 8년만이다. 네덜란드 아르연 로벤(왼쪽 사진)과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의 자존심 대결도 축구팬들의 관심사다. ⓒGettyimages멀티비츠

■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내일 오전 5시 월드컵 결승행 걸린 운명의 한판승부

네덜란드, 1978년 월드컵서 아르헨에 져 준우승
로벤 앞세워 리벤지·사상 첫 월드컵 우승 야망
2차례 우승 아르헨, 최근 브라질·유럽세에 주춤
축구천재 메시·이과인 건재…3번째 정상 도전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충돌은 ‘2인자들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 네덜란드 입장에선 ‘설욕’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 결승행 티켓을 놓고 10일 오전 5시(한국시간)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격돌할 양국의 월드컵 역사에는 영광과 아쉬움이 묘하게 공존한다. 정상 등극의 벅찬 환희보다는 문턱에서 주저앉은 기억들이 더 많다.

그래도 한 걸음 앞선 쪽은 아르헨티나다. 통산 3번째 우승을 꿈꾼다. 1978년과 1986년 우승을 차지했고, 준우승도 2차례(1930·1990년)나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춤하고 있다. 특히 남미의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의 기세에 밀렸고, 때로는 유럽의 거센 도전 앞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더 급한 쪽은 네덜란드다. 준우승만 3차례(1974·1978·2010년)다. 그 중 2번은 연장전 패배였다.

양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격돌하기는 2006독일대회 조별리그 이후 8년 만이다. 당시에는 득점 없이 비겼다.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선 네덜란드가 4승3무1패로 아르헨티나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1978아르헨티나월드컵 결승에선 아르헨티나가 개최국의 텃세 속에 편파판정 논란까지 낳으며 네덜란드를 3-1로 누르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바 있다. 이 한 번의 패배가 네덜란드에는 더없이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 순항의 아르헨티나, 성난 파고 넘긴 네덜란드

아르헨티나는 순항했다. 조별리그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3전승을 거뒀다. 16강전에선 스위스, 8강전에선 벨기에를 따돌렸다. 결국 1990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4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3경기부터 16강전까지 4경기 연속 최우수선수(MOM)를 휩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승승장구하자, 최전방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나폴리)까지 살아났다. 이과인은 벨기에전 결승골로 ‘신화 재현’을 노리는 조국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측면과 중앙을 두루 책임지는 앙헬 디 마리아(레알 마드리드)가 허벅지 부상으로 4강전 출격이 불투명하지만, 메시-이과인 콤비는 위력적인 조합에 틀림없다.

네덜란드는 16강전까지 아주 좋았다. 조별리그에서 스페인, 호주, 칠레 등 만만치 않은 적수들을 만났지만 3전승을 챙겼다. 멕시코를 16강전에서 누른 뒤 만난 8강전 상대 코스타리카는 상당히 버거웠다. 0-0 스코어가 연장까지 이어졌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신승했다. 팀이 올린 12골 가운데 6골을 합작한 아르연 로벤(바이에른 뮌헨)-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침묵해 처음 위기를 맞았다.

윌리엄힐 등 유수의 해외 스포츠베팅업체들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조심스레 점치는 가운데 거스 히딩크 감독, 딕 아드보카트 감독 등은 “충분히 네덜란드가 이길 수 있다”며 조국의 선전을 기원했다.


● 네덜란드 왕궁의 아르헨티나 태생 왕비

이번 대결로 인해 새삼스레 주목받고 있는 이도 있다. 아르헨티나 태생인 막시마 소레기에타 네덜란드 왕비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시절 장관의 딸인 막시마 왕비는 미국 뉴욕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다 현재의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당시 왕자)과 사랑에 빠졌다. 2002년 결혼해 지난해 남편의 국왕 즉위로 왕비가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스포츠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남편과 함께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기간 중 네덜란드-호주전을 현장에서 직접 관전한 막시마 왕비의 4강전 관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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