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브, 녹슨 전차 기름칠 10년…신화를 쓰다

입력 2014-07-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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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독일 우승 안긴 뢰브의 지도력

선수시절 대표팀 무경험·클럽서도 교체멤버 전전
2004년 수석코치로 첫발 2006독일월드컵서 3위
두번의 유로대회·2010남아공월드컵 4강행 지휘
전술 유연성 토대로 짧은패스 위주 ‘조직축구’ 완성

독일의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으로 요아힘 뢰브(54) 감독의 지도력이 주목받고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전술적 유연성과 선수단 장악력을 발휘해 독일을 연전연승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다소 투박하고 녹슬었던 ‘전차군단’은 새 사령관의 지휘 아래 신형엔진을 달고 굉음을 냈다.

뢰브의 선수시절은 화려하지 않았다. U-21(21세 이하) 대표로 선발된 적은 있지만, 성인대표팀에는 한번도 발탁되지 않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현역 생활을 했다. 프랑크푸르트 시절에는 차범근(61) SBS 해설위원의 백업선수에 그쳤다. 1996년 슈투트가르트에서 지도자 인생의 첫 발을 뗀 뒤 터키 페네르바체, 오스트리아 아우스트리아 빈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 2016년까지 계약 보장, 10년간 전차군단의 사령관

독일대표팀에 합류한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50) 감독이 부임하면서 수석코치로 임명됐다. 뢰브는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클린스만을 성공적으로 보좌하며 독일을 3위로 이끌었다. 독일축구협회는 월드컵 직후 그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일각에선 초보 사령탑에 대한 불신도 있었지만, 첫 메이저대회인 유로2008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2010남아공월드컵과 유로2012에서도 잇따라 독일을 4강에 진출시켰다. 볼프강 니어스바흐 독일축구협회장은 지난달 30일 “뢰브는 이번 월드컵 성적에 관계없이 우리와 함께 갈 것”이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뢰브는 이미 지난해 계약기간을 유로2016까지로 연장했다. 2006년부터 10년간 ‘전차군단’의 사령탑을 맡는다.


● 전술적 유연성과 선수단 장악력에서 높은 평가

뢰브는 메이저대회에서 팀을 꾸준히 4강으로 이끌었지만, 우승 문턱에선 번번이 좌절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챔피언 트로피였다. 마침내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의 한의 풀었다. 스포츠동아 김학범 해설위원은 “뢰브는 제로톱, 원톱, 스리톱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 독일에는 스타선수들이 많다. 감독이 전술적 유연성을 발휘하면서 뛰지 못하는 선수가 생겼을 때, 불만이 쌓일 수 있다. 이 때 감독의 리더십에 금이 가고 팀워크가 깨지기도 한다. 하지만 독일의 경기를 보면, 뢰브가 팀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04년 이전에는 독일이 스리백과 롱패스 위주의 전술에 갇혀있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짧은 패스 등을 가미하며 팀을 한층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18골을 터트려 32개국 중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고, 총 4157회(짧은 패스 1017회·중간 패스 2763회·긴 패스 377회)로 패스횟수에서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패스 성공률은 82%에 이른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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