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좋은 슛을 쏴야 슈퍼세이브를 하지

입력 2014-07-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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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스포츠동아DB

■ K리그 골키퍼 왜 선방쇼 적나?

국내 스트라이커 질 높은 슈팅 드물어
공격·슈팅 빈도 감소세 선방 기회 적어
단판경기 승부차기 가면 영향력 절대적


2014브라질월드컵에선 그 어느 대회보다 골키퍼들의 분전이 돋보였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를 필두로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로메로(AS모나코), 코스타리카의 케일러 나바스(레반테),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 미국의 팀 하워드(에버턴) 등은 연이은 선방으로 ‘골키퍼도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는 축구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 K리그에서 선방쇼 보기 힘든 이유

골키퍼들이 갈수록 경쟁력을 높이며 주목받고 있는 세계무대와 달리 K리그에선 여전히 골키퍼들이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나 있다. 올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올스타 팬투표에선 김승규(울산현대)가 최다득표의 영예를 누렸지만, 이는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몇 차례 선방을 펼치면서 얻은 결과다. 해가 갈수록 해외진출선수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국내 골키퍼의 해외진출은 매우 드문 형편이다. K리그 골키퍼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간접적 지표다.

국내 골키퍼들의 능력이 확연하게 향상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낮은 슈팅의 질에서 찾을 수 있다. 탁월한 골 감각을 지닌 스트라이커의 부재는 오랫동안 이어져온 한국축구의 문제점이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팀은 공격의 비중을 줄이고 한 번의 역습을 노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그만큼 슈팅 빈도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골키퍼들이 선방을 펼칠 만한 기회조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나바스, 오초아, 하워드 등이 신들린 선방행진을 펼친 경기를 살펴보면, 그 상대는 네덜란드, 브라질, 벨기에로 모두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들이었다.


● 골키퍼에 의해 운명 가려질 단기전

프로와 아마추어 팀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하나은행 FA컵’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펼쳐진다. K리그 정규경기와 달리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연장전이 이어지며, 연장에서도 승자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승부차기에선 골키퍼의 능력이 절대적 영향을 발휘한다.

수준급 골키퍼의 존재는 선방 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키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꼽히는 선수를 보유한 팀들이 FA컵에 자신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울산은 ‘K리그의 대세남’으로 떠오른 김승규, 부산 아이파크는 2012런던올림픽 영국과의 8강전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 이범영, 포항은 신화용을 주전 수문장으로 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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