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감독의 ‘맨 파워’ 전남 드래곤즈 승천시키다

입력 2014-07-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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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하석주 감독. 스포츠동아DB

월드컵 휴식기 이후 승승장구
영건·베테랑 절묘한 조화의 힘

전남 드래곤즈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가장 상종가를 치고 있는 클럽 가운데 하나다. 무서울 게 없다. 정규리그 전반기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타더니 브라질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뒤 재개된 후반기에도 승점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승점 30으로 1위 포항스틸러스(승점 33), 2위 전북현대(승점 31)를 바짝 추격 중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사령탑 하석주(46) 감독의 ‘맨 파워’다. 작은 돌들을 모아 단단한 팀을 만들어냈다. 영건들과 베테랑의 절묘한 조합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 그간 전남은 가장 어린 축에 속했다. 무너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었다. 특히 하 감독이 2년차였던 2013년은 구단 역사상 최대 위기였다. 명색이 기업 구단이지만 어지간한 도시민구단들보다 적은 예산에 제대로 된 전력 보강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축구계는 “잘해야 강등을 면하는 수준”이라고 우려의 시선을 줬고, 실제로 생존까지 극한의 어려움이 따랐다.

그리고 올해 전남이 달라졌다. 이제는 챌린지(2부 리그) 강등을 우려할 상황은 사실상 면했다. 7위(FC서울)와의 간극이 4경기나 된다. 전남과 서울의 격차는 승점 12까지 벌어졌다. 더욱이 전남은 한 번 삐걱거려도 금세 되살아날 수 있는 힘을 갖췄다. 여전히 전남 선수단 연봉은 높은 편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A급이 2억원 남짓이다. 일부 고참들을 데려왔지만 냉정히 볼 때 ‘통 큰’ 투자로 볼 순 없었다. 대신 하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질을 보장하지는 못해도 미래와 꿈을 약속했다. 젊은 선수들에는 한 걸음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베테랑에게는 “나도 다시 뛸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창단 20주년의 전남은 누구나 노크하고픈 아주 매력적인 팀이 됐다. 하 감독은 “위기를 겪어본 만큼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제자들이 더욱 절실히 느낀 것 같다. 팀의 존재가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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