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통신원의 네버엔딩스토리] 커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탬파베이 데이비드 프라이스

입력 2014-07-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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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베이 데이비드 프라이스

불같은 강속구 고교시절 유명…양키스 영입 제안 거절
체육특기생 아닌 성적 장학생으로 밴더빌트대학 진학
빅리그 데뷔 2년만에 올스타·2012년 사이영상 영예
155km 강속구·다양한 변화구·속전속결 피칭 인기
트레이드 마감 앞두고 PO행 노리는 빅팀 러브콜 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견줄만한 실력을 지닌 좌완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29·탬파베이 레이스)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트레이드 마감일(미국시간 7월 31일)을 앞두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것. 커쇼 외에도 잭 그레인키와 류현진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최강 선발진을 보유한 다저스도 프라이스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만약 프라이스의 다저스 이적이 성사된다면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투수 3명이 한솥밥을 먹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된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늘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왔던 프라이스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6년 연속 10승 고지를 돌파하며 최고의 좌완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승승장구’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프라이스의 다음 행선지는 과연 어디일지 팬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양키스 대신 밴더빌트 대학으로

1985년 미국 테네시주 머프리스보로에서 태어난 프라이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팬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장 좋아하던 선수는 강타자 데이비드 저스티스. 불같은 강속구가 주무기인 프라이스의 고등학교 시절 방어율은 0.43에 불과했다. 2004년 ‘고등학교 올 아메리카’에 출전했을 만큼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자 뉴욕 양키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다. 그러나 프라이스는 최고 명문 구단과의 계약을 거절하고 고향 테네시의 사립대학 밴더빌트로 진학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체육 특기생이 아닌 성적 우수 장학생으로 입학했다는 사실이다.

신입생 시절부터 팀의 에이스 역할을 감당한 그는 미국 대표팀으로 뽑혀 5경기에서 2승무패(방어율 1.26)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3학년 때인 2007년에는 11승1패(방어율 2.63)에 133.1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94개나 기록했다. 그 해 ‘딕 하우저 트로피’, ‘브룩스 월러스 어워드’ 등 대학 투수에게 주어지는 중요한 상은 모두 그의 차지였다.

● 신인 드래프트 넘버 원

고교와 대학 무대를 평정한 프라이스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됐다. 사이닝보너스(계약금) 560만 달러를 포함해 총액 850만 달러에 6년 계약을 체결했다. 2005년 애리조나 디백스가 저스틴 업튼(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지급한 61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이닝보너스를 받은 것. 2008년 8월 트리플A 더럼 불스로 승격될 때까지 싱글A와 더블A에서 기록한 성적은 11승무패로 아마추어 시절 성적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입증시켰다.

그의 마이너리그 경기를 지켜 본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정말 대단한 투수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과감하게 던지는 공격적인 피칭에 제구까지 안정됐다. 메이저리그를 평정하는 날이 곧 오게 될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포스트시즌에서 첫 승을 따내다

2008년 9월 15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첫 상대는 데릭 지터. 지터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애송이 투수 프라이스에게 호된 신고식을 선사했다. 지터는 2011년에도 프라이스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려 자신의 3000번째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8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2차전에서 프라이스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생애 첫 승리를 따냈다.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먼저 승리를 차지하는 기쁨을 누린 것. ALCS 7차전에서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4개를 잡아내 생애 첫 세이브도 올렸다. 디펜딩 챔피언 레드삭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이 물거품 되는 순간이었다. 정규시즌에서 14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은 프라이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차전에서 2.1이닝을 던져 포스트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 올스타전 선발과 사이영상

레이스는 2009년부터 프라이스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10승7패(방어율 4.42)로 무난한 루키 시즌을 보낸 프라이스는 2010년 6월 16일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다. 전반기 활약을 앞세워 빅리그 데뷔 2년째에 불과한 프라이스가 올스타전에서 선발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19승6패(방어율 2.72)로 시즌을 마감한 프라이스는 다승 공동 2위, 방어율 3위에 올라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2011년 12승13패(방어율 3.49)로 주춤했지만 이듬해에는 다승(20)과 방어율(2.56)에서 2관왕에 오르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레이스가 양키스와 레드삭스 등 강호들을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강으로 군림하게 된 것은 에이스 역할을 맡은 프라이스의 공로가 절대적이었다.


● 속전속결

팬들이 프라이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화끈한 피칭 스타일 때문이다. 시속 90마일대 중반(시속 155km 안팎)의 불같은 강속구가 주무기인 프라이스는 컷패스트볼을 결정구로 구사한다. 또한 체인지업과 커브도 능수능란하게 던진다. 힘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면서도 제구력 또한 매우 우수한 편이다.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나는 프라이스는 포수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후 보통 5∼7초 사이에 다음 공을 던진다.

프라이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레이스는 23일 현재 48승53패로 동부지구 선두 볼티모어 오리올스(55승44패)에 8경기차로 뒤진 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레이스로서는 커쇼에 버금가는 실력을 지닌 프라이스에게 장기 계약을 제시하지 못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저스 외에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최근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치고 있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프라이스를 앞세워 지난해 이루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겠다는 심산이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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