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리는 경기장. 스포츠동아DB
25일 잠실 롯데전을 치렀던 LG는 시원한 빗줄기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1-9로 크게 뒤진 4회 1사 1루서 갑자기 폭우가 내렸고, 결국 우천 노게임 선언이 됐다. 패색이 짙었던 경기가 노게임 처리되자 LG 선수들은 반색했다. 덕분에 연승과 더불어 상승세 분위기도 이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롯데는 내리는 비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팀이 4연패 중이었던 터라 경기 전부터 덕아웃 분위기는 무거웠다. 그러나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어느 때보다 힘을 냈다. 1회 터진 전준우의 3점홈런을 필두로 최준석이 2타점, 김민하와 손아섭이 1타점, 박종윤이 1타점 등 타선이 LG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던 중이었다. 그러나 하늘에서 무심하게 내린 비로 인해 연패를 끊을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두산도 비 때문에 4강 싸움에 박차를 가하지 못하고 있다. 6월 21일과 22일 잠실에서 치러진 KIA와의 경기가 이틀 연속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나면서 2패를 떠안았다. 2점차, 1점차 경기였지만 끝까지 싸워보지도 못 하고 내리 패한 게 아쉬웠다.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잠실 SK전도 22일 2-1로 이기다가 비로 인해 우천 노게임이 됐고, 23일 역시 우천순연됐다. 두산은 반등을 노리며 후반기를 시작했지만 하루 열린 24일 경기에서 패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나빠졌다. 홍성흔은 “비도 우리를 안 도와준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25일 문학도 비에 희비가 엇갈렸다. 넥센이 4-0으로 앞선 4회말, SK 공격 도중 굵은 비가 쏟아져 결국 노게임이 선언됐다. 장맛비는 많은 변수를 내포하고 있다. 경기가 취소돼 월요일 경기로 넘어갈 수도 있고, 이날 잠실과 문학처럼 크게 이기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천취소가 결정되면 심리적인 영향까지 미친다. 선발 로테이션도 꼬일 수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비가 순위 싸움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하늘의 뜻’에 프로야구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