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마야는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던 1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안타 2볼넷 5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1회 삼자범퇴로 깔끔한 출발을 하더니 2회 1사 만루서 유격수 허경민의 호수비에 힘입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했다. 3회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며 4실점하긴 했지만, 4회부터 다시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다.
마야는 최고구속 149km의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컷패스트볼(이하 커터) 등으로 한화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날 던진 99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가 58개, 볼이 41개였다. 볼이 많았지만 공이 전체적으로 낮았고, 커터와 커브가 돋보였다. 완급조절로 타자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산 홍보 관계자는 “5년 전 워싱턴과 계약했을 당시 마야를 본 적 있는데 타자들을 가지고 놀 정도로 컨트롤이 좋았다”며 “구종이 다양하고 제구력이 뒷받침되는 투수다”고 귀띔했다. 마야의 불펜피칭을 2차례 지켜본 민병헌도 “실전에 던져봐야 알겠지만 구종이 다양했다”며 “커터가 괜찮았고 제구력이 빼어났다”고 설명했다.
물론 마야의 피칭이 완벽했다고 할 순 없었다. 특히 3회 연속 안타를 맞았고, 무사 1·2루서 급히 서두르다가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첫 등판이다. 한국 야구 스타일이나 각 구장의 그라운드 상태, 타자들의 성향 등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 선수들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마야를 위해 실점했을 때는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는가 하면, 이닝을 마치면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힘을 북돋워줬다. 게다가 마야는 영어를 하지 못해 소통이 어려운 상태다. 이날도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호르헤 칸투가 마야의 임시통역을 맡아 마운드에 오른 권명철 투수코치와 포수 양의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현재 두산은 마야를 위해 스페인어 통역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통역사가 오고 어느 정도 적응기간을 거치면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것만으로도 두산에게는 큰 힘이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