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이순신 보러 갔다, 최민식 보고 왔다

입력 2014-08-0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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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0일 개봉 이후 역대 최고 오프닝, 최다 평일 관객 등 잇달아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운 ‘명량’은 이제 1000만 관객 돌파를 목표로 거침없는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제공|빅스톤픽쳐스

■ 올 여름 극장가 강타한 ‘명량’ 신드롬

역대 최고 오프닝·일일 100만 명 동원
‘아바타’ ‘도둑들’도 못 거둔 진기록 행진

성웅 이순신에 대한 국민적 열광 반영
인간적 고뇌 묘사 최민식 연기 뒷받침


가히 신드롬이다.

최민식 주연의 영화 ‘명량’이 연일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1400개가 넘는 상영관에선 빈 좌석을 찾기 어렵다. 7월30일 개봉 이후 5일간 누적 관객은 약 450만명. 첫 주말 400만을 넘은 영화는 외화까지 통틀어 ‘명량’이 처음이다. 열풍을 넘어 광풍이다.

‘명량’ 흥행은 개봉 첫 날부터 감지됐다. 역대 최고 오프닝(68만)으로 출발해 둘째날엔 최고 평일 관객수(70만)를 기록했다. 이어 최단기간 200만, 300만 돌파를 하루차로 이뤘다. 이처럼 매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급기야 토요일인 2일에는 하루 122만 관객을 싹쓸이하며 일일 관객 100만 동원의 새 장을 열었다. 국내 최대 흥행작 ‘아바타’와 한국영화 1위 ‘도둑들’도 거두지 못한 진기록이다. 영화계에서는 “경이적”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 실존 인물의 리더십 향한 ‘절대적 지지’

‘명량’을 향한 관객의 전폭적인 선택 배경에는 실존인물이자 가장 존경받는 위인으로 꼽히는 영웅 이순신이 있다. 영화를 본 관객이 포털사이트와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쏟아내는 평가의 대부분도 이순신을 향한 ‘충성’에 가까운 지지다.

영화에서 최민식이 연기한 이순신은 백성의 편에 서서, 모두의 목숨이 걸린 위기를 뚝심 있게 극복하는 리더로 그려진다. 뒤에 숨지 않고 전면에 나서는 리더를 스크린에서 접한 관객의 환호는 상당하다. 영화가 끝나고 박수가 터지는 상영관도 여럿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극중 이순신은 승부사다운 모습을 보인다”며 “영웅을 그린 영화는 많았지만 ‘명량’처럼 군중 속에 함께 있는 리더를 비춘 작품은 거의 처음”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간의 영웅서사와 달리 ‘명량’은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강조해 관객의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고 밝혔다.

이는 연출자인 김한민 감독의 ‘의도’이기도 하다. 그는 “영웅을 계몽적이거나 고뇌하는 인간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선택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다”며 “이순신 정신의 본질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 영화의 화두로 삼았다”고 밝혔다.

현재 극장가 분위기로만 본다면 그의 선택은 옳았다.


● 최민식, ‘대체불가능’한 독보적 배우

‘명량’ 신드롬에 불을 지핀 이는 단연 최민식이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을 연기할 단 한 명의 배우로 최민식을 떠올렸다. “우리도 영웅영화 한 편 가져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 감독의 의견에 최민식은 동의했다.

촬영을 끝내고도, 개봉을 앞두고도 최민식은 “두렵다”며 “지금까지 참여한 영화 가운데 가장 어려웠다”고 줄곧 돌이켰다. 본인이 겪은 고통은 상당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민식은 1992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영화를 본격 시작한 이후 22년 만에 마침내 비교대상 없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 관심은 ‘명량’의 최종 흥행 기록에 쏠리고 있다. 극장가와 영화계에서는 첫 주에 시작된 ‘명량 신드롬’에 비춰, 관객 1000만명 돌파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반부터 모이기 시작한 중장년층 관객의 극장행이 이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3일 “대작일 경우 보통 개봉 초반 20∼30대 관객이 대부분이고 상영 중후반에 가서야 중장년층이 모이기 마련인데 ‘명량’의 분위기는 다르다”며 “첫 주부터 가족단위나 중장년층 관객의 좌석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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