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영건들은 만점 활약·주전들은 실책 연발…아스널 딜레마

입력 2014-08-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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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 출신 주축으로 벤피카 5-1 완파
주전 대거 투입된 모나코전 0-1 패배
발렌시아에 에미리츠컵 우승 넘겨줘

3일(한국시간)과 4일 영국 런던은 뜨거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널이 홈구장 에미리츠스타디움에서 프리시즌 이벤트 ‘에미리츠컵 2014’를 열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매년 펼쳐지고 있는 이 대회에는 해외 3개 클럽이 초청돼 이틀간 2경기씩을 치른다. 올해는 AS모나코(프랑스), 발렌시아(스페인), 벤피카(포르투갈)가 출전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승점부여방식이다. 기존 방식대로 이기면 승점 3, 비기면 승점 1을 줄뿐더러 1골당 승점 1을 추가로 줘 공격적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평소 아스널은 티켓 가격이 가장 높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에미리츠컵 티켓을 구입하면 하루 2경기를 모두 관전할 수 있어 여름 성수기를 맞아 런던을 찾은 전 세계 여행객들의 관광상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올해도 이틀간 12만명의 관중몰이를 벌였고, ‘당연히’ 경기 당일 현장 판매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굉장한 열기를 내뿜은 장외 분위기와는 달리 그라운드에선 명암이 뚜렷했다. 아스널은 대회 첫 날 벤피카를 5-1로 완파했지만 2일째 모나코에는 0-1로 패해 승점 8을 챙기는 데 그쳤다. 아스널의 딜레마는 출전선수명단에 있었다. 벤피카전에는 캠벨, 사노고, 챔버스 등 유스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모나코전에는 윌셔, 산체스, 지루, 카솔라 등 주전 멤버들이 대거 투입됐다. 벤피카전에서 영건들이 보여준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는 주전들이 나선 모나코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게다가 모나코전에선 실책까지 연발하며 홈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결국 우승은 모나코와 2-2로 비기고 벤피카를 3-1로 꺾어 승점 9를 획득한 발렌시아의 차지가 됐다.

극과 극의 결과에 아스널 아센 웽거 감독의 표정도 밝지 못했다. 그는 “브라질월드컵으로 인해 시즌 개막 전까지 선수들이 거의 쉬지 못했다. 독일선수들은 아직 훈련장에 복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진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아스널은 2010년부터 3년 연속 초청팀에게 에미리츠컵 우승을 내줘 답답함을 더했다. 아스널은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시티와 11일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커뮤니티실드’ 단판승부를 펼친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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