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위력 발휘한 류현진, 부상 암초로 14승 실패

입력 2014-08-14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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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동아닷컴

승승장구하던 류현진(27·LA 다저스)이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 14승 도전에 나섰지만 2-3으로 뒤진 6회말 2사후 BJ 업튼에게 볼넷을 허용하는 순간, 오른쪽 엉덩이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에서 물러났다. 3B-2S 풀카운트 접전 끝에 9구째 체인지업을 던지자마자 벤치를 향해 손짓을 해 부상 사실을 알렸다. 팀이 그대로 2-3으로 패해 시즌 6번째 패배를 당한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업튼을 상대로 6구째를 던질 때부터 통증을 느꼈는데 볼넷을 허용하고 나서 증상이 심해졌다. 즉각 이상이 생겼음을 알리고 경기에서 물러나는 게 좋을 뻔 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일단 정밀검사 결과가 나온 후 부상자명단 등재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큰 부상이 아니기를 희망한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커브의 재발견

애틀랜타전에서 승리하면 14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기에 이날 패배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 경기였다. 하지만 평소 구사 비율이 가장 적었던 커브의 위력을 확인한 점은 위안거리였다. 7개의 삼진 중 6개가 커브를 결정구로 던져 잡아낸 것이었다. 140km 중후반의 직구를 던진 후 구사하는 최저 107km의 느린 커브에 애틀랜타 타자들은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무엇보다 떨어지는 폭이 매우 컸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적어도 이날만큼은 ‘커브의 달인’이라는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나 팀 동료인 조시 베켓이 전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다저스 경기의 분석을 맡고 있는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는 “최근 고속 슬라이더로 효과를 톡톡히 본 류현진이 브레이브스전에서는 커브를 필살기로 구사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97개의 공 중 류현진은 20개의 커브를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 구위 저하

이전 등판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시속 153km의 강속구를 뿌려대며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날은 150km짜리를 단 두 차례 찍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3회 이후에는 150km가 넘는 강속구가 아예 실종됐다. 이날 내준 6개의 안타 중 4개가 직구를 던지다 허용한 것이었다. 4차례 모두 직구 구속은 146km 이하로 형성됐다. 고속 슬라이더도 마찬가지였다. 최고 145km까지 나오던 구속이 이날은 139km 이하를 찍는 데 그쳤다. 4회 2사 1루에서 크리스 존슨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이후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물러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슬라이더를 선택하지 않았다. 잃어버린 체인지업의 위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날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21개를 던져 볼 판정을 받은 것은 8차례나 됐다.


●야속한 타선

기선은 먼저 다저스가 제압했다. 2회초 매트 켐프의 2루타 등 5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상대 선발 어빈 산타나를 두들겼다. 류현진도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힘을 보탰지만 스코어보드에는 2점만이 새겨졌다. 칼 크로퍼드의 적시타로 1점을 선취한 후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AJ 엘리스의 병살타가 맥을 끊어 놓았다. 이후 꾸준히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산타나의 기를 살려주고 말았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9회초였다. 무사 1·2루에서 야시엘 푸이그가 이날 4번째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최근 9연속경기안타 행진을 이어가던 켐프가 2루수 쪽 병살타를 쳐 2-3으로 다저스가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는 상대보다 3개가 많은 11개의 안타를 치고도 2점에 그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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