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아이 러브 스테이지] 타우린 “44가지 음식 나열한 ‘위시 리스트’ 밤엔 듣지 마세요”

입력 2014-08-2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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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들로 구성된 감성보컬 여성트리오 ‘타우린’이 먹고 싶은 44가지 음식이름을 줄줄이 나열하는 가사로 독특한 재미를 주는 ‘위시 리스트’로 데뷔했다. 왼쪽부터 송상은, 정가희, 이다연.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 현역 뮤지컬배우 걸그룹 ‘타우린’

배우 유준상, 직접 작곡·데뷔앨범 제작
뮤지컬 땐 “선배님” 타우린 땐 “대표님”
“뮤지컬 본업…요즘 투잡이 대세잖아요”


<타우린 :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사람과 포유동물의 주요 장기인 심장, 뇌, 간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뇌의 교감신경에 대해 억제작용을 나타내어 혈압의 안정화,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중략) ‘타우린 하면 박○스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피로 회복제의 주성분으로 쓰이고 있다.>

마시는 타우린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타우린이 나왔다. 감성보컬 여성트리오 ‘타우린(Taurine)’이다. 최근 ‘위시 리스트’라는 데뷔곡을 내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정가희(25), 이다연(25), 송상은(23)이 멤버다. “걸그룹치고는 데뷔가 늦은 것 아니냐”고 하니 “걸그룹으로 봐 주셔서 감사하다”며 까르르 웃는다.

타우린의 멤버들은 본업이 따로 있다. 세 사람 모두 현직 뮤지컬배우다. 데뷔 사연이 상당히 재미있다. 타우린의 뒤에는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배우 유준상(45)이다. 타우린 데뷔앨범의 제작자이자 데뷔곡 ‘위시 리스트’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유준상에 대한 멤버들의 호칭이 재미있다. 뮤지컬 작품을 할 때는 ‘선배님’이지만, 타우린으로 활동할 때는 꼬박꼬박 ‘대표님’이라는 극존칭을 쓴다.

“(다연) 작년에 대표님과 우리 모두 ‘그날들’이라는 뮤지컬 작품을 하고 있었다. 부산 지방공연을 갔는데 회식자리에서 ‘그날들’의 곡 중 하나를 우리 식대로 편곡해서 불렀다. 그걸 듣더니 대표님이 앨범을 내자고 하더라.”

“(상은) 장난인 줄 알았는데 굉장히 진지했다. 본인이 작곡한 곡들을 계속 가져왔다. 심지어 며칠 뒤에는 우리를 부르더니 10만원을 쥐어 주면서 ‘이게 계약금이다. 우린 끝까지 가는 거다’라고 했다.(웃음)”


- ‘위시 리스트’는 유준상이 직접 작곡한 곡이라고 하는데.

“(다연) 맞다. 하루는 전화를 하더니 허밍으로 멜로디를 불렀다. 그리고는 우리보고 가사와 화음을 붙이라고 했다.”

“(상은) 음식 이름이 줄줄이 나오는 가사의 아이디어는 대표님이 냈다. 마지막에 가서 ‘다 먹고 싶다!’로 빵 터뜨리라고 했다. 음식이름은 우리가 머리를 짜냈지만, 이 ‘먹고 싶다’ 한 줄 덕에 ‘위시 리스트’는 유준상·타우린 공동작사가 됐다.”


- ‘타우린’에 대한 유준상의 애정이 유독 강한 것 같더라.

“(가희) 자작곡을 줄 때마다 ‘이 곡은 너희들만 부를 수 있도록 만든 거다. 다른 사람들이 못 따라 부르도록 해라’고 했다.”

“(상은) ‘강하게 키우겠다’면서 연습을 엄청 시켰다. 뮤지컬 ‘그날들’이 제주도에서 마지막 공연을 하고 쫑파티를 했다. 다들 파티 분위기인데, 그 와중에도 우리만 쏙 불러내 연습을 시켰다. 대표님 숙소에 가서 바다를 바라보며 새벽 3시까지 연습했다.”


- ‘위시 리스트’는 마카롱, 프라푸치노, 스트로베리 스무디 등 무려 44개의 음식이름이 나열된다. 가사 외우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가희) 지금은 당연하게 나오지만 처음에는 애를 먹었다. 순서가 많이 헷갈렸다.”

“(상은) 타우린의 앨범은 7월24일에 나왔지만 팀 결성은 작년 8월이다. 1년이나 불렀으니 이제는 자다가도 부를 수 있다. 녹음도 두세 시간 만에 끝냈다.”


- 타우린이 뜨면 뮤지컬 배우에서 가수로 전업하게 되는 건가.

“(가희) 우리 세 명 다 뮤지컬 배우가 주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렇고.”

“(상은) 요즘은 투잡, 쓰리잡 시대이지 않나. 배우와 그룹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

타우린은 ‘위시 리스트’에 이어 조만간 ‘타우린 탬버린’ 등 신곡을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뮤지컬 작품 출연도 예정되어 있다. 마지막 사족. 타우린의 ‘위시 리스트’는 아무래도 밤 10시 이후에는 청취 금지곡으로 정해야 할 것 같다. 한 밤중에 44개 음식, 그것도 아이스크림처럼 녹는 여인들의 목소리로 듣는 야식의 유혹은 가히 ‘흉기’라 해도 무방하니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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