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승리 지킨 최정…클래스 여전했다

입력 2014-08-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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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고사를 망쳤어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까지 끝나보면 자기 성적을 찾아가는 모범생이 그렇듯 최정도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딛고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에 걸맞은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정은 20일 문학 두산전에서 4타수 2안타 3타점의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1- 3 뒤진 6회 추격의 1타점 적시타
1점 리드한 7회엔 쐐기 2타점 2루타
해결사 부활…SK 4강 경쟁 천군만마

SK 최정(27)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20일 두산전을 앞둔 문학구장. 최정은 배팅케이지에서 프리배팅훈련을 하면서 홈런타구를 뻥뻥 때려냈다. 이날 상대선발이 좌완투수(정대현)인 것을 감안해 동료들의 배팅볼투수를 자청한 SK 조동화는 최정의 괴력에 혀를 내둘렀다. 옆에서 배팅훈련을 하려던 동료 타자들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SK 이만수 감독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최)정이가 전날(19일) 3안타를 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다. 훈련할 때 연속으로 3홈런을 치는 건 오랜만에 본다”고 만족했다.

최정은 SK의 핵심선수다. 2010년부터 4년 연속 20홈런을 치며 팀의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올해 부상이 겹치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5월 17일 허리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고, 재활 도중 목 통증이 겹치면서 두 달간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최정은 최정이었다. 2군에서 출장한 12경기에서 타율 0.324, 4홈런, 8타점, 2도루를 기록하며 7월 7일 다시 1군에 복귀했고, 이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9일까지 25경기에서 타율 0.354, 5홈런, 24타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양가는 만점이다. 이날도 1-3으로 뒤진 6회 1사 2·3루서 추격의 1타점 중전적시타를 때리더니 4-3으로 역전한 7회 2사 1·3루서 2타점 중월적시 2루타를 쳐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전날 5타수 3안타 1타점에 이어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최정의 부활은 SK에 희소식이다. SK는 최정이 2군에 내려간 이후 15승23패를 기록하며 9년 만에 8위로 떨어졌다. 해결사 부재가 아쉬웠다. 타선은 번번이 득점권에서 침묵하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최정이 돌아오면서 훌륭한 해결사를 얻은 SK는 조금씩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알 수 있다. 최정은 두 달간 자리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20일까지 5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팀 내에서 박정권(75타점), 김강민(60타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타점이다. 복귀 후만 비교하면 27타점으로, 팀 내 1위다. 부상과 긴 재활로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실전에서는 주어진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국가대표 3루수의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4강이 가시권 안에 들어온 상황에서 SK는 큰 추진력을 얻게 됐다.


● SK 최정=첫 타석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에 좋은 타구가 나왔지만 그래도 타격감이 좋다고 할 수 없다. 다만 팀이 쫓기는 상황에서 어렵게 잡은 찬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데 거기에 만족한다. 팀이 승리해서 기쁘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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