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품절남’ 송새벽 “‘내 연애의 기억’은 대학로에…”

입력 2014-08-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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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새벽은 “강예원의 욕설 연기는 정말 차졌다”며 “리액션을 크게 하지 않아도 절로 받게 되더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송새벽은 “강예원의 욕설 연기는 정말 차졌다”며 “리액션을 크게 하지 않아도 절로 받게 되더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잠이 안 오더라고요.”

배우 송새벽은 영화 ‘내 연애의 기억’의 시나리오를 처음 만난 밤을 회상했다. 그날 밤은 아주 길었다.

“시나리오가 신선했어요.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보는 것이 영화로 그려진다니…. 다음날 바로 감독님과 약속을 잡았죠.”

‘내 연애의 기억’은 번번이 연애에 실패했던 은진(강예원)이 현석(송새벽)을 만나 인생 최고의 연애를 하던 중 그의 비밀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새벽은 반전의 키를 쥔 의문의 남자 현석을 연기했다.

“저는 여배우와 단둘이 오래 있는 게 참 어려워요. 그런데 강예원 씨는 초등학교 단짝처럼 편해요. ‘언제쯤 강예원 씨와 작품을 같이 하게 될까’ 생각했는데 이번이네요.”

사실 강예원과 송새벽의 실제 성격은 자석으로 비유하자면 S와 N극 같다. 각자 극 중 화끈한 은진과 차분한 현석의 모습에 가깝다. 연출을 맡은 이권 감독은 영화 기자간담회에서 “강예원은 빠르고 송새벽은 느린 편”이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극과 극의 성격이어서 오히려 잘 맞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차이에서 오는 고충도 있을 터. 송새벽은 “물론 힘들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물론’이라는 단어에 매우 힘이 들어갔다. 그는 “어쨌든 강예원 씨는 시원하고 털털하다. 배려심도 깊어서 사람들을 편하게 만든다”고 강예원을 칭찬했다.



“끝나고 강예원 씨에게 ‘우리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자’고 말했어요. 그는 정말 좋은 배우예요. 호흡도 잘 맞고요. 나중에 기회가 온다면 특별히 아주 진한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강예원과 송새벽의 연인 연기는 영화 제목 그대로 과거 연애를 기억하게끔 한다. 평범한 길거리 데이트부터 특별한 택시 합승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면 송새벽의 실제 연애는 어땠을까. 그만의 ‘연애의 기억’을 물었다.

“특별하다기보다 일반적인 것들이죠. 아내와는 결혼 전에 대학로에서 데이트를 많이 했어요. 만나면 주로 연극을 보러 다녔고요. 요즘은 어떠냐고요? 좋죠. 신혼이라…”(웃음)

배우 송새벽.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송새벽.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송새벽의 연기 인생도 그의 연애의 기억처럼 무대에서 시작됐다. 1998년 연극 ‘피고지고피고지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극계에서 활약하던 그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송새벽은 ‘마더’에서 세팍타크로 형사를 연기해 충무로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음치클리닉’ ‘방자전’ ‘해결사’를 거쳐 ‘위험한 상견례’ ‘아부의 왕’ 등 주연의 위치까지 올랐다. 무대와 스크린을 통해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직 드라마 경험은 없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접하면 두려움을 먼저 느끼게 돼요. 저는 연극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몇 달을 연습하고 공연하는 시스템에 익숙하거든요. 그런데 드라마는 정말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니까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송새벽은 “압박감은 있지만 괜찮은 작품이 들어오면 할 의향이 있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연극 무대로의 회귀는 어떨까. ‘이’ ‘미친 햄릿’ ‘날 보러 와요’ 등에 출연했던 터라 무대 위 송새벽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특히 ‘해무’에서는 2007년 초연부터 2011년까지 막내 선원 동식 역을 네 차례나 맡았다.

“‘해무’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요. 얼마 전에 영화화한 ‘해무’를 봤을 때도 객관적으로 못 보겠더라고요. 첫 장면부터 눈물이 주룩주룩 났어요. 예전에 공연할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안 들키려고 조용히 혼자 ‘꺼이꺼이’ 울었죠.”

이 정도 애정이면 다섯 번째 동식이 탐나지 않을까. 송새벽은 “아마 다시 동식으로 무대에 오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동식의 나이는 20대 중반인데 저는 이제 36살이에요. 저를 과연 캐스팅할까요? 그래도 만약에 다른 배우가 동식을 연기한다고 하면 질투는 날 것 같아요.”(웃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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