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인터뷰] 남종현 회장 “유도 저변 확대해야 국제경쟁력 생기죠”

입력 2014-08-2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한유도회 남종현 회장은 유도 저변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매주 한차례 매트에서 아이들과 유도를 한다. 유도 꿈나무들이 많아야 한국 유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남 회장은 “유도 저변확대를 위해 내년부터 ‘최민호·김재범 올림픽제패기념 중·고유도대회’에 초등학교 대회를 신설해 초·중·고 대회로 확대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원|김종원 기자 won@dona.com 트위터@beanjjun

■ 대한유도회 남종현 회장

월급·판공비 없는 회장직 “애국심으로”
회사 경영공백 감수하며 대회 쫓아다녀
중고유도대회 내년엔 초등대회도 신설
제주 그랑프리도 일부 사재 털어 유지
부모 안심하고 아이 유도하는 환경 보람

대한유도회 남종현 회장(70)은 기업가보다 발명가라고 불러주면 환하게 웃는다. 숙취해소음료를 발명해 국내외 상을 휩쓸었고, 지금도 회사가 위치한 강원도 철원 연구소에서는 건강증진약품 연구에 한창이다.

연구하고, 사업하기도 눈코 뜰 새 없을 텐데 남 회장은 스포츠 후원에 지극정성이다. 마라톤, 프로축구, 복싱을 지원했고, 유도는 후원을 넘어 아예 대한유도회 회장까지 맡고 있다.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다. 강원도에서 사업을 일군 남 회장은 그 보답을 도민들에게 돌려주고 싶은데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딱 그 목적에 부합한 셈이다. “애국심으로 한다”고 말하는 남 회장은 회사 경영의 공백을 감수하며 1년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30여 차례나 열리는 대회를 거의 다 쫓아다닌다. 그러면서 월급과 판공비가 없는 회장이다.


● 비(非)유도인 출신 대한유도회장…판정 공정성 확보 최선

남 회장은 김정행 전임 대한유도회장이 대한체육회장으로 영전하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김 전 회장의 권유와 유도인들의 전폭적 지지로 지난해 4월 제35대 대한유도회장에 당선됐다. 꿈나무장학금을 매년 1억 원씩 쾌척하며 유도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고, 여명컵을 후원하며 유도에 빠져들었다.

“애당초 생각지도 않았던 회장직”이었지만 어쩌면 학맥, 인맥, 지연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비유도인이라 할 수 있는 두 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심판판정의 공정성 확보와 유도장에서의 욕설 퇴치다. 경기 3분전에 심판을 배정해 비리 여지를 차단했고,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들 유도를 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남 회장 스스로 대회가 열리면 감찰을 돌았다. 이제 정착단계에 접어든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 유도 미래를 위해 ‘최민호·김재범 유도대회’ 확대

남 회장은 유도 저변 확대에 관심이 많다. 철원에 국내 유일의 유도유치원을 만들었다. 매주 목요일 도복을 입고 매트에서 아이들이 유도를 한다. 초등학교대회 참가비 지원도 시행중이다. 학생대회라도 상금을 제정했다.

매년 경북 김천에서 열려온 ‘최민호·김재범 올림픽제패기념 중·고유도대회’도 내년부터 초등학교 대회를 신설해 초·중·고 대회로 확대 개최한다. 이에 따라 한국중·고유도연맹에서 대한유도회가 주관하는 대회로 격상된다. 남 회장의 ‘유도 저변 확대’라는 신념의 결실이다. 남 회장은 “내년 8월쯤 대회를 열겠다”며 “유도 저변이 확대돼야 경쟁이 활성화되고 그래야 세대교체도 원활해지며 국제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 유도의 위기? 유도 후원의 위기!

2012런던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성적을 냈던 한국유도는 2013년 8월 브라질 리우 세계선수권에서 노 골드의 참패를 맛봤다. 그러나 남 회장은 경기력의 위기를 논하기 전, 열악한 지원부터 반성하고 있었다. 남 회장은 “환승을 포함해 이틀을 가야 하는 긴 여정이다. 선수단은 이코노미석을 타고 대회 3일 전에야 브라질에 도착했다. 예산문제로 메달을 바라기 어려운 환경이다”며 “그랑프리나 세계선수권에서 점수를 못 따면 올림픽에 못 나가지만 이런 식으로는 나가봤자 실력 발휘가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국내 유일의 국제그랑프리대회인 ‘제주 그랑프리’도 스폰서 확보가 안돼 올해 개최가 불투명하다. 한국 유도의 국제 신인도가 걸린 사안이다. 지난해도 남 회장이 일부 사재를 털어서 대회가 이어졌는데 올해도 어떻게든 열겠다는 생각이다.


●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리우올림픽을 위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은 한국 유도의 중대한 기로이지만 남 회장은 낙관적이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믿는다”고 했다. 남자에 비해 약세로 평가 받는 여자도 최소 금 2개를 기대한다. 새로 창설된 단체전 남녀동반우승도 기대한다. 이미 대학선수 12명을 사비를 들여서 선수촌에 입촌을 시켰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다양한 유형의 훈련 파트너를 접할 수 있고, 대학생 선수들도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는 이중효과가 발생한다.

리우 올림픽을 대비해서 향후 상비군을 더 강화시킬 계획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전력분석팀의 창설이다. 이미 해외에 파견을 했고, 향후 지속할 방침이다, “세계 유도의 흐름을 알고, 어떤 선수들을 경계하고, 어떻게 대비할지를 알아야 하기에 전력분석팀은 꼭 필요하다”고 남 회장은 힘주어 말했다.


● 남종현 회장은

▲1944년 충북 출생 ▲연세대 특허법무대학원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 ▲용인대 명예경영학 박사 ▲동국대 약학대학 겸임교수 ▲철탑산업훈장 ▲장영실과학문화상 과학기술대상 ▲발명의 날 금탑산업훈장 ▲(주)그래미 회장 ▲ 전 한국발명기업연합회 부회장 ▲전 국제수상발명가협회 부회장 ▲전 강원FC 프로축구단 대표이사 ▲대한유도회 회장

철원|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