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비체 통신] 1-세계배구선수권대회 한국팀 소식

입력 2014-08-30 2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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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긴 하루였다. 대한민국 남자 배구대표팀이 2014 세계선수권대회 B조 1라운드 경기가 벌어지는 폴란드 카토비체까지 도착하는데 딱 24시간이 걸렸다.

29일 오전 8시30분 진천의 선수촌을 떠나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이 10시30분. 곧바로 수화물을 실었다. 열흘 이상 객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선수들의 짐은 많았다. 간식과 옷가지 등은 각자 준비했지만 의료장비 등 단체로 들고 가야할 짐도 만만치 않았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1시30분 프랑크푸르트 행 비행기에 올랐다.


● 멀고 먼 폴란드행 여정

FIVB(국제배구연맹)가 대표팀에게 보내준 티켓은 이코노믹 좌석이었다. 비행기는 거의만석이었다. 11시간의 장거리 비행동안 2번의 기내식과 한 번의 간식이 나왔다. 기내영화를 몇 편 봤지만 도착방송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많은 해외여행으로 이력이 난 선수들은 긴 비행시간 버티는 방법을 잘 알았다. 대부분은 아이패드 등을 이용해 준비해온 영상을 봤고 몇몇은 책을 읽으며 긴 비행시간을 버텼다. 신영석은 짬짬이 경기영상을 보며 상대 팀의 공격패턴과 블로킹 자세 등을 체크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30분에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10시30분에 출발하는 카토비체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6시간동안 선수들은 공항 로비에서 대기했다. 여행에 지친 선수들은 대기석의 빈 의자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브라질 선수들도 비행기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하나 둘 얼굴을 드러냈다. 1시간30분 동안 함께 비행기를 타고 독일과 접경지역인 폴란드 카토비체에 도착한 시간이 현지시간으로 밤 11시. 폴란드와 독일은 1시간, 한국과는 7시간의 시차가 났다. 한국시간 30일 오전 6시에 비로소 목적지에 도착했다.

늦은 밤에 얼핏 본 카토비체 공항은 작았다. 특별한 입국수속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수화물이 나오기를 기다려서 짐을 확인한 뒤 대회조직위원회가 준비한 버스를 탔다. 선수단을 위해 밤늦게까지 기다린 경찰차를 시내까지 앞서서 호위했다. 대회본부로 사용하는 호텔에 도착해서 방을 배정받은 시간은 이미 12시를 넘어섰다. 선수들이 진천을 출발한지 24시간이 걸린 뒤였다. 숙소는 B조 예선이 벌어지는 경기장과는 5분 거리였다.


●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한국대표팀

한국은 현지시간으로 1일 오후 8시15분(한국시간 2일 오전 3시15분) 튀니지와 첫 경기를 벌인다. 1984 LA 올림픽에서 첫 대결을 벌인 이후 역대 튀니지와의 상대전적은 한국이 8승1패로 압도한다. 정상적인 경기라면 당연히 한국의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은 9월20일 카자흐스탄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인천아시안게임 A조 예선경기를 해야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 시차에 적응하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라운드 로빈 방식이 적용된다. 1라운드에서 6개 팀이 맞붙어 상위 4개 팀이 2라운드에 오른다. 2라운드도 조를 섞어 리그전을 벌인 뒤 상위 3팀이 3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은 1라운드를 마치자마자 하위권 순위결정전을 하고 귀국 비행기를 타야 정상적으로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할 수 있다. 한국과 금메달을 겨루는 이란은 25일부터 인천아시안 게임에 참가한다. 그에 앞서서 세계선수권대회 결선라운드 진출까지 노리는 이란이 어떤 준비를 하고 플레이 패턴의 장단점을 집중 분석하는 것이 사실상 이번대회 팀 코리아의 가장 큰 목적이다.

카토비체(폴란드)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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