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스포츠동아DB
이적시장 닫힌 지금 오히려 기회 될수도
유럽축구 여름이적시장이 2일(한국시간) 폐장한 가운데 박주영(29·사진)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방출된 그는 마지막 날까지 새 둥지를 찾지 못했다.
축구계 일각에선 박주영의 행선지로는 이제 중동밖에 남지 않았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술 더 떠 8월 2주간의 아시아축구연맹(AFC) C급 지도자 자격 교육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온갖 추측이 나돈다. 유소년축구 지도자를 하면서 병역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 한다거나, 아예 현역 이후의 삶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물론 누구도 앞일을 예측할 수는 없다. 박주영의 속내를 들었다는 사람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박주영의 신분이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전후로 아스널에서 방출된 순간부터 박주영은 FA(자유계약선수)가 됐다. 이적료 없이 행선지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은 매년 1월 한 달과 7∼8월 개장하지만, 이는 현재 소속팀이 있는 선수들에게 해당된다. 반면 FA에게는 기회가 더 열려있다. 선수 보호를 위해서다. 꼭 모두가 그런 것도, 적용시기가 동일한 것도 아니지만 일부 리그에선 FA 영입과 관련한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특히 잉글랜드는 시기와 상관없이 언제든 새 팀을 찾도록 하고 있다. 네덜란드, 벨기에, 북유럽과 터키, 미국 등도 상당히 탄력적인 이적시장을 운용한다. 10월까지 이적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이 중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박주영의 우선 목표는 유럽 잔류다. 기회가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선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몇몇 유럽 클럽들이 박주영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에이전트 업계에선 ‘이적시장이 닫혔다는 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클럽이 전력보강을 마친 가운데, 만족스럽지 않은 선수진용으로 어려움을 겪을 일부 팀들은 박주영에게 눈길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한 소식통은 “실제 서류 작업까지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지만, 프랑스리그(AS모나코)와 과거 월드컵에서 드러난 박주영의 활약을 기억하는 팀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몇몇 팀들이 눈치를 보며 접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주영의 유럽 잔류는 마냥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닌 듯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