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 김정수, 아시안게임 남북대결 무산되나?

입력 2014-09-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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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스포츠동아DB

남자 50m 권총 단체전 나란히 시상대
북한, 사격 분산전략…김정수 AG 불참


북한사격이 연이어 열리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분산전략을 택했다. 인천에선 진종오(35·kt)와 김정수(37)의 남북대결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6∼20일)에 선수 10명, 임원 5명 등 총 15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10명의 남녀선수들은 모두 권총 종목에 출전한다. 권총은 서길산(60)이 1982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7관왕을 차지한 이후 북한의 전통적 강세 종목이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사격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서길산은 서기장으로 영전해 현재 북한사격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는 후문이다.

북한은 8일(한국시간) 남자 50m 권총 단체전에서 1666점으로 중국(1677점)과 한국(1669점)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9일 시상식에선 남과 북이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고, 태극기와 인공기가 동시에 게양되는 풍경도 연출됐다. 특히 북한대표팀에는 ‘에이스’ 김정수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김정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불참할 전망이다. 북한대표팀 손성일 단장은 10일 “우리는 19일까지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20일 선수단 전원이 함께 귀국할 예정이다. 아시아대회 개막이 19일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세계선수권에 참가한 선수들은 아시아대회 출전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세계선수권에 1진 선수단을 파견하고, 아시안게임에는 2진 선수단을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사격이 아시안게임보다 세계선수권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진종오는 “(김)정수 형이랑 아시안게임에서 만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진종오-김정수’의 경기는 기계체조 남자 도마의 ‘양학선(22·한체대)-리세광(29)’과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최고의 남북대결 카드로 꼽혀왔다.

김정수는 올림픽 때마다 번번이 진종오에게 한 등수씩 밀린 비운의 선수다. 진종오가 2004아테네올림픽 50m 권총 은메달을 획득했을 때는 동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50m 권총 금메달과 10m 권총 은메달을 땄을 때는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도핑 양성반응으로 이 대회 메달 2개를 박탈당했고, 2년간의 징계를 거쳐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복귀했다.

국제무대에서 자주 안면을 익힌 두 선수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국제사격연맹(ISSF)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한 진종오가 김정수를 통해 북한선수들의 지지를 부탁하기도 했다. 김정수는 현재 후배들을 지도하며 사실상 플레잉코치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말로 북한 권총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라나다(스페인)|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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