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장소팔-고춘자, 최형우-박석민 콤비가 빚는 홈런 세트메뉴

입력 2014-09-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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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최형우(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만담가 장소팔과 고춘자, 가수 서수남과 하청일, 코미디언 남철과 남성남…. 이들은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콤비들이다. ‘실 가는 데 바늘 가고’, ‘누이 좋으면 매부 좋은’ 식으로 따라붙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전설의 콤비들. 이제 야구의 ‘홈런 콤비’로 치자면 삼성 최형우(31)와 박석민(29)을 떠올려야할 것 같다.

최형우와 박석민이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또 다시 ‘홈런 세트메뉴’를 선보였다. 4번타자 최형우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9-0으로 앞선 3회말 1사 1·2루서 KIA 2번째 임준혁을 상대로 3점홈런(시즌 29호)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한 가운데 직구(시속 137km)를 가운데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비거리 130m. 그러자 다음타자인 5번 박석민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최형우의 홈런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임준혁을 상대로 볼카운트 0B-1S에서 가운데 낮은 직구(구속 140km)를 통타해 역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시즌 27호)을 쏘아올렸다. 비거리 125m.

최형우-박석민 콤비(순서 무관)는 이로써 올해에만 벌써 5번째 ‘연속타자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이날 전까지 4월 1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초 송창식을 상대로 3번 박석민 좌월 1점홈런-4번 최형우 우월 1점홈런, 5월 17일 광주 KIA전에서 송은범을 상대로 1회초 4번 최형우 중월 1점홈런-5번 박석민 좌중월 1점홈런, 5월 23일 대구 넥센전에서 6회말 박성훈을 상대로 4번 최형우 우중월 1점홈런-5번 박석민 좌월 1점홈런, 6월 13일 대구 두산전에서 7회말 니퍼트를 상대로 4번 최형우 우월 1점홈런-5번 박석민 좌월 1점홈런을 합작한 바 있다.

무엇보다 최형우-박석민 콤비는 이로써 종전 3차례 연속타자 홈런 기록까지 포함해 통산 8번째 백투백 홈런을 생산하면서 ‘역대 동일선수 최다 연속타자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까지는 삼성 이승엽-마해영. 현대 이숭용-박경완. 두산 우즈-김동주가 7차례 백투백 홈런을 합작한 것이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이들 조합은 더 이상 연속타자 홈런을 합작할 수 없는 콤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형우와 박석민 콤비의 연속타자 홈런 합작 기록이 더욱 무섭다. 현재 전성기의 나이에 들어서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록을 만들어갈지 알 수 없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장소팔이 만담을 꺼내면 고춘자가 곧바로 받아치는 것처럼, 최형우가 도랑을 치면 박석민이 가재를 잡고, 박석민이 마당을 쓸면 최형우가 돈을 줍는다. 최고의 홈런 황금콤비가 된 최가와 박가가 빚어낼 홈런 세트메뉴는 과연 몇 개일까.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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