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빌레’ 더 망가지거나, 진지해지거나…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

입력 2014-10-15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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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빌레’ 더 망가지거나, 진지해지거나…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

KBS2 새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박필주, 연출 한상우)가 불안한 2위 자리에 올라 드라마 성공 여부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지난 14일 방송분을 통해 7.4%(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회 시청률인 8.5% 보다 하락한 수치에도 동시간대 2위의 자리는 무난히 지켜냈다.

그럼에도 '내일도 칸타빌레'의 내일에 마냥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수는 없다. 동시간대 1위인 '야경꾼 일지'와는 5%대의 격차를 보인 반면 '비밀의 문'과는 고작 1%대의 차이를 보여 향후 전개에 따라 언제든 3위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내일도 칸타빌레'는 '야경꾼 일지'를 위협하는 경쟁 상대로 성장하지 못했을까. 그렇게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노다메 역을 누가 맡는지를 궁금해 했던 시청자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분명 고작 2회 밖에 되지 않은 작품을 두고 부진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원작 '노다메 칸타빌레'의 팬들도, 일본판을 모르는 '내일도 칸타빌레'의 시청자들도 이 작품의 가능성을 믿고 지켜볼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떠오른다.


1회에서 2회에 이르기까지 '내일도 칸타빌레'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노다메 칸타빌레'에 대한 향수를 느끼지 않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판의 과장된 연기나 그래픽은 사라지고 오로지 심은경과 주원의 연기로 1회를 채웠다.

또한, 2회에는 고경표와 백윤식이 연기하는 유일락과 프란츠 슈트레제만을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이 새 캐릭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다소 만화적인 극중 캐릭터들은 시청자들 속에 위화감 없이 녹아 들었다. 이미 만화가 원작임을 알고 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말이다.

여기에 일본판의 노다메(우에노 주리)와 치아키(타마키 히로시)가 보여준 코믹하면서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러브라인은 주원과 심은경이 성공적으로 이어 받았다.

즉, '내일도 칸타빌레'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판으로서 물려받을 것들은 잘 물려받았고 버리고 가야 할 것들은 잘 버린 영리한 연출을 보여줬다.


그러나 어딘가 모자라다. 코믹으로 포장된 '내일도 칸타빌레' 속 연기는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지 못한다. 웃음이 터지려는 순간에 찬물을 뿌리는 연출이 이어진다.

또한, 이 드라마의 주축이 되어야 할 심은경의 연기는 영화 '수상한 그녀' 속 오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심은경이 표현하는 설내일의 어눌한 말투는 노다메 속 우에노 주리와 닮았지만 시청자들에게 닿지 않는다. 배경음악과 함께 물리면 자막이 필요할 정도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선 '내일도 칸타빌레'의 결단이 요구된다. 일본판에 더 가깝게 배우들을 망가뜨려가며 웃음을 준 후 성장 드라마를 그려내던가 아니면 '베토벤 바이러스'처럼 오케스트라의 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감동 스토리가 되는가 뿐이다.

이 말은 곧 코믹함과 진지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없다면 차라리 한 쪽으로 넘어져야만 밋밋한 작품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배우들과 제작진은 제작 발표회를 통해 "노다메 칸타빌레와 똑같이 만들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아니다", "기다려 달라"는 말로 기대감을 잔뜩 지닌 시청자들을 겨우 진정시켰다. 그러나 이미 2회가 방송됐으니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시청자들에게 "'내일도 칸타빌레'는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걸 반드시 납득시켜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그룹에이트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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