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로또 당첨자 사기범 전락, 이럴수가 ‘천운 막 썼네’

입력 2014-10-24 2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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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금 242억 원의 당첨자가 사기범으로 전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3일 “투자자를 속여 1억4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모(52) 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2003년 로또 1등에 당첨된 김 씨는 지난 회차에서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이월된 금액까지 더해 총 242억 원을 받았고, 세금을 제외하면 189억 원을 수령했다.

이후 그는 당첨금으로 서울 서초구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두 채를 사고, 지인들의 사업에도 투자했다. 병원 설립 투자금으로 40억 원을 썼고, 거액의 돈을 주식 투자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의 투자금은 회수되지 못했다. 지난 2008년경 김 씨의 주식 투자금은 모두 손실처리됐다. 병원 설립에 투자한 돈 역시 서류상의 문제로 회수하지 못했다.

아울러 그는 당첨금으로 구입한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 주식에 투자했고, 결국 1억3000만 원의 빚까지 지게 됐다.

결국 돈을 잃은 김 씨는 인터넷에서 자신을 펀드전문가라고 홍보하며 재기를 노렸다.

2010년 5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고객 A 씨에게 로또 당첨금 원천징수영수증을 보여주며 접근해 “선물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내줄 테니 돈을 달라”고 속여 1억2200만 원을 챙겼다.

또 김 씨는 A 씨가 원금 반환을 독촉하자 “민사소송에서 이기면 15억 원을 받을 수 있으니 소송비용만 빌려달라”고 2600만 원을 추가로 가로챘다.

김 씨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 A 씨는 2011년 7월 김 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당한 후 김 씨는 부동산중개업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찜질방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경찰에 지난 15일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복권에 당첨된 이후에는 가족들과도 떨어져 혼자 살았다”며 “피해금액을 갚으면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김 씨가 계속 갚을 수 있다고 주장만 할 뿐 실제로 갚을 능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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