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첫 ‘유격수 출신 감독’ 맞대결 펼친다

입력 2014-11-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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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류중일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류중일 감독 13년간 삼성 유격수로 활약
염경엽 감독 10년간 태평양-현대 유격수

한국시리즈 사령탑끼리의 대결이 흥미롭다. 삼성 류중일(51) 감독과 넥센 염경엽(46)이 만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유격수 출신 감독끼리 충돌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1998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현대 김재박 감독과 LG 천보성 감독도 유격수 출신 감독 맞대결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천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에 유격수를 봤을 뿐, 프로(1982∼1984년)에선 2루수와 3루수로만 선발출장했다.

선수 시절 명성만 놓고 보면 류 감독은 한국야구 유격수 계보를 이을 만큼 화려했다. 1987년 입단해 1999년까지 13년간 삼성 유격수 자리를 지키며 견실한 수비를 자랑했다. 통산 타율 0.265(3293타수 874안타), 45홈런, 359타점, 109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00년부터 오랜 기간 코치로 내공을 쌓은 그는 2011년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우승 신화를 만들어갔다. 지난해까지 사상 최초 3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달성했고, 올해 4년 연속 도전에 나선다.

염경엽 감독은 1991년 태평양에 입단해 2000년 현대에서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10년간 유격수로 활약했다. 통산 타율 0.195(1448타수 283안타), 4홈런, 110타점으로 타격은 강하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발(통산 83도루),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였다. 은퇴 후 코치는 물론 매니저와 스카우트, 운영팀장 등 프런트로 일하며 시야를 넓혔다. 그런 다양한 경험이 감독 생활에 큰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넥센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창단 첫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더니, 올해는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직행과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뤘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단숨에 명장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유격수는 어릴 때부터 투수와 함께 야구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맡는 포지션이다. 또한 공수주 능력을 두루 갖추고, 야구 보는 눈과 센스가 탁월한 선수가 많다. 벤치의 작전을 받아 내야를 지휘하기 때문에 보통 유격수를 ‘내야 사령관’이라고도 부른다. 감독이 되면 유격수 출신은 작전과 수비 등에 있어서 강점을 발휘할 수도 있다.

사상 최초 유격수 출신 감독끼리 대결하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류 감독과 염 감독의 번뜩이는 지략대결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들이 명승부를 펼친다면 한국야구는 유격수 출신 감독이 득세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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