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축구 실험…아시안컵 예방주사

입력 2014-11-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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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3일 중동 원정 A매치 2연전에 나설 22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첫 원정이라는 점, 공격축구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대표팀의 이번 중동 원정에 관심이 쏠린다. 임민환 기자 minani@donga.com 트위터 @minani84

■ 슈틸리케호, 중동 원정 구상은?

14일 요르단·18일 이란과 A매치 평가전
박주영-이근호 조합 등 공격라인 시험대
이명주·김승대 빠진 새 제로톱 구상 관심

축구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가 2번째 검증을 앞두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월 중동 원정 A매치 2연전(14일 요르단·18일 이란)을 펼친다. 국내파와 일본, 중국 등에서 뛰는 멤버들은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돼 출국하고, 유럽파와 중동파는 요르단 암만으로 직접 입성한다.

슈틸리케호는 데뷔무대였던 10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파라과이를 2-0으로 꺾고, 2014브라질월드컵 8강팀 코스타리카에는 1-3으로 패했지만 희망을 안겼다. 그만큼 기대감도 커졌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3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원정이라고 물러서지 않겠다. 흥미로운 축구를 펼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새판 짜기에 돌입한 슈틸리케호가 중동 원정에서 얻을 소득은 무엇일까.


● 아시안컵에 대비한 첫 원정

대표팀은 브라질월드컵 이후 한 번도 원정을 떠나지 않았다. 9월과 10월 모두 국내서 A매치를 치렀고, 2승2패를 거뒀다. 상대는 모두 남미와 북중미 국가들이었다. 한창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 조별예선에 돌입한 유럽 국가들은 초청하지 못했다.

이번 중동 원정의 포커스는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비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8러시아월드컵을 겨냥하고 있지만, 내년 아시안컵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큰 대회를 앞두고 새롭게 꾸려진 코칭스태프와 태극전사들이 원정 분위기를 사전에 익힐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늘 껄끄러웠던 중동 원정은 아시안컵 우승 길목에서 마주칠 상대들에 대한 ‘예방접종’이란 측면에서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내년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중동의 오만, 쿠웨이트와 8강 진출을 다퉈야 한다. 따라서 요르단과 이란은 ‘맞춤형’ 상대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요르단과 이란도 아시안컵에서 마주칠 수 있다. 친선경기를 친선경기처럼 준비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 수에서 공격으로 옮겨간 무게중심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공격축구다. 10월 소집 당시에는 “공격을 잘하면 경기를 이기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한다”는 표현으로 수비 점검에 초점을 맞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격을 강조했다. “비기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 수비도 중요하지만, 적지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형적인 최전방 타깃맨 김신욱(울산)과 이동국(전북)이 부상으로 이탈한 공격진에 눈길이 쏠린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으로 복귀한 박주영(알 샤밥)과 이근호(이상 29·엘자이시)의 조합이 주목받는 이유다.

아울러 슈틸리케 감독이 꾸준히 실험 중인 ‘제로(0) 톱’이 얼마나 효율적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공교롭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에서 함께 뛰며 ‘제로 톱’에 최적화된 이명주(알 아인)와 김승대(포항)는 모두 이번 중동 원정에선 제외돼 슈틸리케 감독의 공격진 구상이 관심을 모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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